'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씨가 결국 한국에서 수사와 재판을 받게 됐다. 이르면 오는 23~24일께 입국할 것으로 예상된다.
몬테네그로 항소법원은 20일(현지시간) 권씨 변호인 측의 항소를 기각하고 한국 송환을 결정한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의 판단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항소법원이 원심을 확정함에 따라 권씨의 신병 인도와 관련한 몬테네그로 재판부의 사법 절차는 종료됐다.
항소법원은 "원심(고등법원)은 한국의 범죄인 인도 요청이 미국보다 순서상 먼저 도착한 점을 근거로 권도형을 한국으로 인도하기로 결정했다"며 "이는 동일인에 대한 범죄인 인도를 여러 국가가 요청한 경우에 적용되는 형사사법공조에 관한 법률 제26조 등을 올바르게 적용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권씨의 한국 송환과 관련한 행정 절차만 남게 됐다. 몬테네그로 법무부는 곧 한국 법무부에 권씨의 한국 송환을 공식 통보하고 구체적인 신병 인도 일정과 절차에 대해 협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복역 중인 권씨의 형기가 오는 23일 만료되는 만큼 그는 23일 또는 24일 한국행 비행기에 탑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 역시 이르면 이번 주말(23~24일)에 권씨의 신병 인도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테라폼랩스 공동 창업자인 권씨는 '테라·루나 '폭락 사태가 터지기 직전인 2022년 4월 싱가포르로 출국한 뒤 잠적했다. 이후 아랍에미리트(UAE)와 세르비아를 거쳐 몬테네그로로 넘어갔고, 지난해 3월23일 현지 공항에서 가짜 코스타리카 여권을 소지한 채 UAE 두바이로 가는 전용기에 탑승하려다 체포됐다. 당초 몬테네그로 법원은 권씨를 미국으로 인도하라고 결정했으나, 권씨 측의 항소로 항소법원이 이를 뒤집으면서 한국행이 결정됐다.
권씨의 몬테네그로 법률 대리인인 고란 로디치 변호사는 AP통신에 "항소법원의 결정에 만족한다"며 "구속력 있는 결정이며, 법에 따라 몬테네그로와 한국의 법무부가 관련 경찰 당국과 함께 인계 시간, 장소, 조건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결정은 화이트칼라 범죄에 대한 형량이 미국보다 낮은 한국으로의 범죄인 인도를 선호한 권씨와 그의 변호인단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다만 권씨가 한국으로 송환되더라도 한국 정부가 미국과 협상을 통해 미국에서 먼저 재판받도록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권씨와 함께 몬테네그로에서 검거됐던 한창준 테라폼랩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국내로 송환된 뒤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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