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의원 불출마로 이재관, 이정만 양강 구도 구축
민주당 열세지역인 북부 4개 읍·면 민심이 당락 결정
무소속 박완주 국회의원이 22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천안을’ 지역의 민심이 요동치고 있다. 선거구 획정에 따라 민주당의 최대 텃밭이던 불당1·2동이 ‘천안병’지역으로 옮겨진데다 열세 지역인 북부 4개 읍면의 여론을 장담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박 의원은 19일 입장문을 통해 22대 총선 불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오랜 고민 끝에 이번 22대 총선에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며 “지난 12년은 천안 시민께서 부여해준 막중한 소임에 부응하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실천하는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성추행 의혹에 대해서는 끝까지 진실을 밝히겠다며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그는 “2022년 4월 말, 민주당에 접수된 성추행 신고를 시작으로 제 인생의 절반을 몸담았던 민주당에서 제명됐고 긴 싸움을 시작했다”며 “아닌 것은 아니기에, 지금까지 가늠할 수 없는 고통을 묵묵히 감내해왔고 향후 얼마나 긴 시간 동안 더 큰 고통과 희생이 따른다고 하더라도 사법부에서 끝까지 진실을 밝혀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회의원 박완주의 여정은 잠시 멈추지만 더불어 잘 사는 세상을 꿈꾸는 정치인 박완주는 앞으로도 한 명의 천안 시민이자 동료, 이웃으로서 주어진 소명을 다하겠다”고 했다.
박완주 의원의 불출마로 민주당 내에서는 한시름 덜게 됐다는 반응이다. 기존 천안을 지역구에서 민주당의 최대 표밭인 불당1·2동이 천안병 지역구로 옮겨진 상황인 만큼 예전과는 다른 박빙의 승부에서 1~2% 차이로 당락이 나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박 의원의 불출마로 민주당이 지지층의 결집을 노릴 수 있게 된 것이다.
다만, 직산·성환·성거·입장 등 북부 4개 읍·면의 여론을 어떻게 잡느냐가 이번 선거의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북부 4개 읍·면 지역은 전통적인 보수 지역으로 꼽히지만 직산이 고향인 박완주 의원이 열세 지역에서 선전하며 3선의 발판을 마련했다.
실제 19대 총선 당시 민주통합당 박완주 후보는 북부 4개 읍면 지역에서 1만1883표를 얻었다. 당시 새누리당 김호연 후보는 1만4079표로 박 의원이 패배했지만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대 총선에서는 박 의원이 1만4029표를 획득해 새누리당 최민기 후보가 받은 11580표를 넘어섰다. 21대 총선에서는 박 의원이 1만7607표를 받아 미래통합당 이정만 후보의 1만4781표보다 앞섰다.
이에 따라 천안을 선거는 결국 북부 4개 읍·면의 여론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민주당에서는 최대한 표 차를 줄이는 전략이 필요하지만 국민의힘은 이 지역에서 표 차이를 벌려야 부성1·2동 등 도심지에서 열세를 극복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박완주 의원의 불출마는 민주당 지지층의 결집을 가져오는 효과로 인해 사실상 2강 구도로 압축됐다”며 “그러나 민주당의 열세 지역인 북부 4개 읍면에서 박 의원 정도로 표를 가져올 수 있느냐가 숙제로 여기에 공천 과정에서 잡음 등을 정리하고 당원을 하나로 결집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전세종충청취재본부 김경동 기자 kyungdong.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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