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금리 인하 확신 설 시점 머지 않아"
ECB도 인플레 전망 하향
8일 발표 2월 고용 보고서 주목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7일(현지시간)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금리 인하가 머지않았다는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발언에 S&P500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 가격은 상승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블루칩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30.3포인트(0.34%) 상승한 3만8791.35에 장을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52.6포인트(1.03%) 오른 5157.36으로 거래를 마쳐 역대 최고점을 돌파했다. 나스닥지수는 241.83포인트(1.51%) 뛴 1만6273.38로 거래를 마감했다.
시장은 전날보다 한층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적인 파월 의장의 발언에 반색했다.
파월 의장은 전날 미 의회 하원에 이어 이날 미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해 당장 금리를 내리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금리 인하에 필요한 확신이 설 시점이 머지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2%로 지속 둔화하고 있다는 더 많은 확신을 얻을 때 경제침체를 피하기 위해 제약적인 수준의 현재 금리를 되돌리는 것이 적절하다"며 "우리는 그 시점에서 멀리 있지 않다(we're not far from it)"고 말했다.
현재 금리가 '중립금리'보다 높은 수준에 있다고도 진단했다. 파월 의장은 "금리는 이제 제약적인 영역에 들어왔다"며 "중립금리보다 높은 수준에 있고, 이제는 중립금리와도 거리가 멀다"고 밝혔다.
투자자들은 연내 금리를 인하할 예정이라는 파월 의장의 전날 하원 발언보다 이날 발언을 한층 더 비둘기파적으로 해석했다.
LPL파이낸셜의 애덤 턴퀴스트 수석 기술 전략가는 "시장은 이를 기대해 왔고 마침내 Fed 당국자로부터 그 말을 들었다"며 "(파월 의장이 시장에) 금리 인하가 다가오고 있다는 자신감을 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은 Fed가 오는 6월 첫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Fed가 6월 금리를 0.25%포인트 이상 인하할 확률을 74% 가까이 반영하고 있다. 전날 69% 대비 상승했다.
파월 의장의 이날 발언으로 국채 금리는 하락(=채권 가격 상승)하고 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5bp(1bp=0.01%포인트) 내린 4.5%, 글로벌 채권 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4bp 하락한 4.08% 선에서 움직이는 중이다.
여기에 유럽중앙은행(ECB)의 인플레이션 하향 전망도 투심을 자극했다. ECB는 이날 기준금리를 연 4.5%로 동결하는 동시에 인플레이션, 성장률 전망을 낮춰잡았다. 올해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2.3%,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0.6%로 하향했다. 이는 글로벌 인플레이션 둔화와 금리 인하에 대한 낙관론 확산으로 이어졌다.
시티 인덱스·포렉스닷컴의 파와드 라자크자다 애널리스트는 "주요 중앙은행 당국자들이 통화정책이 곧 완화될 것이라는 강력한 힌트를 제공하면서 위험자산(가격)이 치솟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발표된 고용 지표는 여전히 견조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2월25일~3월2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한 주 전과 동일한 21만7000건으로 집계됐다. 전문가 전망치(21만5000건)를 소폭 웃도는 수준이다. 최소 2주 이상 실업수당을 신청하는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월18~24일 주간 직전 주 대비 8000건 늘어난 190만6000건으로 집계됐다.
투자자의 관심은 고용시장 상황을 보다 명확히 보여주는 미 노동부의 2월 고용 보고서로 쏠린다. 시장은 2월 비농업 신규 고용이 19만건 증가해 지난 1월(35만3000건) 대비 절반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
종목별로는 엔비디아가 4.47% 뛰며 지수를 밀어올렸다. 덴마크 제약사인 노보노디스크는 비만 치료제의 성공적인 시험 결과를 공개하면서 8.95% 뛰었다. 뉴욕커뮤니티뱅코프(NYCB)는 전날 10억달러 규모의 자본 확충 계획 발표 후 5.78% 상승했다. 속옷 브랜드 빅토리아시크릿은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연간 실적 전망 발표 후 29.7% 급락했다.
국제유가는 보합권에서 움직이는 중이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0.2달러 하락한 배럴당 78.93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82.96달러로 변동폭이 거의 없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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