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 네이버의 기술 설명 이후 협업 급물살
아람코 디지털 측에서 기술 도입 어필하며 선제안
5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진행된 네이버·아람코 디지털 파트너십 체결식에서 채선주 네이버 대외·ESG 정책 대표(오른쪽 세번째) 등 네이버와 아람코 디지털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네이버
네이버가 세계 최대 석유기업이자 시가총액 최상위 기업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와 디지털 파트너십을 체결하면서 성사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네이버는 아람코 자회사 아람코 디지털과 중동·북아프리카(MENA) 지역 디지털 혁신에 나서기로 했는데 아람코 측이 적극적으로 구애에 나선 결과라는 후문이다.
8일 네이버 등에 따르면 이번 파트너십은 지난해 3월 나빌 알 누아임 아람코 디지털 당시 최고경영자(CEO)가 경기도 성남에 있는 네이버 1784 사옥을 방문한 때부터 시작된다. 1784 사옥에는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디지털트윈, 로봇 등 여러 기술이 집약돼 있어 이를 직접 보러 온 것이다.
3개월 뒤엔 채선주 네이버 대외·ESG 정책 대표를 비롯한 네이버랩스·네이버클라우드 관계자들이 사우디 동부 도시 담맘을 찾았다. 이곳엔 아람코 본사가 있다. 이때까지만 해도 양측은 구체적인 협력 방안보다는 탐색 수준에서 상대를 살폈다고 한다.
본격적인 논의는 현 아람코 디지털 대표인 타레크 아민 CEO가 취임하면서 시작됐다. 특히 올해 1월 담맘에서 네이버가 기술 전반을 소개하자 대화가 진전을 보였다. 네이버 관계자는 "아람코 디지털 CEO가 중간에 바뀌었지만 여전히 네이버 기술에 대한 우호적인 분위기는 있었다"고 말했다. 아람코 측의 의지를 확인한 후 구체적인 협업은 채 대표가 한국과 사우디를 오가면서 직접 진두지휘했다.
아람코 디지털이 파트너로 네이버를 지목한 이유는 다방면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기업이기 때문이다. 아람코 디지털은 아람코의 디지털 전환과 기술 혁신에 힘쓰고 있다. 네이버와의 협업으로 한꺼번에 다양한 IT분야에서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양사는 사우디를 포함한 중동 지역에 최적화된 소버린 클라우드와 슈퍼앱을 구축하고 아랍어 대규모 언어 모델(LLM) 기반의 소버린 AI 개발에도 협력한다. 이 외에 네이버가 보유하고 있는 클라우드, 로봇, 디지털트윈 등 기술을 활용해 스마트 빌딩과 도시 건설도 추진한다.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가 다양한 분야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가진 것을 중동 지역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한번에 여러 사업을 함께할 기업이 많지 않은 점도 이번 파트너십 성사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사우디 정부는 네옴시티 건설, 디지털 전환 등을 담은 '비전 2030' 경제 계획을 세우고 5000억달러(약 665조7500억원) 규모의 자본을 투입한다. 네이버는 지난해 10월 사우디 정부로부터 1억달러 규모의 디지털 트윈 플랫폼 구축 사업을 수주하고 접점 늘리기에 나서고 있다. 중동 최대 국제 기술 전시회 'LEAP 2024'에도 참여해 클라우드, AI, 로봇, 자율주행 등 보유 기술을 선보였다.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코인 '영끌' 투자, 28억 대박 터졌다…백만장자 된...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