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손톱 깎아주다 괴사에 이르게 한 간병인, 금고형 집행유예

환자 손톱 깎다 상처 낸 간병인…사고 사실 은폐
결국 환자 손가락 괴사…금고형의 집행유예 선고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으로 기사의 내용과 무관함

치매 환자의 손톱을 깎아주다 상처를 냈지만, 해당 사실을 의료진에게 알리지 않아 결국 환자의 손가락을 괴사시킨 간병인이 1심에서 금고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7일 서울북부지법 형사5단독 이석재 부장판사는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된 A씨(76세)에게 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2022년 4월 서울 동대문구의 한 요양병원에서 치매 환자 B씨(79세)의 손톱을 깎아주다 상처를 냈지만, 발생한 출혈을 방치해 피해자의 손가락을 괴사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A씨는 B씨의 손톱을 깎아주다가 손톱깎이로 왼손 검지 손톱 아랫부분 살을 집어 출혈을 냈다. 피해자는 당시 치매 등 지병을 앓고 있어 통증 표현이나 대화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악용하여 A씨는 B씨의 상처를 의료진에게 알리지 않은 채, 상처 부위를 소독한 후 거즈를 덧대고 거즈 끝을 고무줄로 묶어 상처가 난 것을 은폐했다. 이후 B씨의 왼손에 억제대 장갑(자해 또는 낙상 위험이 있는 환자를 억제하기 위한 장갑의 한 종류)을 끼워 방치했다. 결국 제때 치료받지 못한 B씨는 혈액순환 장애가 발생해 왼손 검지가 절단이 필요한 수준으로 괴사했다.

이 부장 판사는 "피해자에게 발생한 상해의 결과가 중하고, 피해자와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면서도 "다른 범죄 전력이 없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고기정 인턴 rhrlwjd0312@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