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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사업 늪에 빠진 CJ ENM "트렌드 뒤처지지 않게 빠르게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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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범 CJ 영화사업부장 인터뷰
“20대 신입 의견도 반영” 구조 개선 의지
“새 재능 발굴에 과감하게 투자”

고경범 CJ 영화사업부장[사진제공=CJ ENM]

고경범 CJ 영화사업부장[사진제공=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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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ENM은 한때 곳간이 두둑했다. 개봉한 영화가 300만은 기본, 못해도 500만, 700만을 넘어 1000만 관객을 동원하며 호황을 누렸다. 하지만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되며 가파른 내리막길을 걸었다. 옆집과 앞집이 악착같이 손실을 만회했지만, CJ는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제작비 수백억원을 쏟아부은 대작 영화가 줄줄이 부진하자 업계에서는 ‘CJ가 영화사업을 접는다’는 소문이 돌았다.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고경범 CJ ENM 영화사업부장(47)은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영화사업을 전개하겠다”고 약속했다. 미국 할리우드 스튜디오 A24와 함께 만든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 개봉을 앞두고 인터뷰 테이블에 앉은 자리였지만, 최근 가장 주목받는 스튜디오와 합작보다 더 관심이 쏠린 건 향후 CJ 영화사업의 방향성이었다.

고경범 CJ 영화사업부장[사진제공=CJ ENM]

고경범 CJ 영화사업부장[사진제공=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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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영화사업부장은 “기존의 성공모델 연장 선상보다는 작품 자체의 가치를 봤다”며 ‘패스트 라이브즈’를 내세웠다. 최근 CJ는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영화 활로를 찾겠다는 의지를 피력하는 분위기다. 그 일환으로 이달 열리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 작품상·각본상 후보에 오른 ‘패스트 라이브즈’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와 더불어 영화가 국내 관객에게 어떤 반응을 얻을지도 지켜보고 있다. 고 영화사업부장은 “글로벌로 전향한다기보다 한국 사업과 양분해서 전개하겠다”고 했다.


그는 “이 시대 어떤 콘텐츠가 유효할지 원점에서 다시 계획해서 라인업을 세우려 한다. 이에 맞는 사업모델, 장르, 타깃을 설정하는 작업을 하겠다. 제작사, 여러 창작자와 협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북미 시장에서는 이미 메이저 시장에 여러 강자가 자리 잡고 있죠. 그 강자들마저 새로운 사업 모델을 찾아야 하는 격변기를 맞았습니다. 유통망, 인프라, 노하우를 갖춘 현지 파트너들과 유연하게 협업할 계획이에요. 그 일환으로 올해 두 편 촬영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이를 통해 주류 시장으로 진입하는 방향을 모색 중입니다.”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 스틸[사진제공=CJ ENM]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 스틸[사진제공=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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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건 콘텐츠다. 고 영화사업부장은 “최근에 개봉한 자사 영화 대부분 7년 전에 기획된 작품”이라며 “트렌드가 바뀐 후에 영화가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시대정신에 맞는 소설을 픽업해서 빠르게 제작에 돌입할 계획이다. 시의적절한 콘텐츠를 만든다든지, 지금 시점에서 소비자들이 앞으로 좋아할 만한 영화를 예측해서 트렌드를 리드하는 방식으로 기존과 다르게 방향을 가져간다는 전략이다.


공통적으로 지적된 대기업 투자배급사 내부의 전통적인 의사결정 과정도 바뀔까. 이를 언급하자 고 영화사업부장은 “조금 예민한 부분”이라면서도 두 가지 방향을 자신 있게 제시했다.


“예전에는 단선적인 의사결정 과정을 거쳐 최종 판단했다면, 요즘 소비자를 고려해서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변화하려 합니다. 제작비가 큰 콘텐츠는 허들을 높이는 작업을 하겠습니다. 제작 판단 기준을 엄격하게 해서 라인업 전체 신뢰도를 높이려고 합니다. 또 기존 40대 리더를 중심으로 결정하던 구조에서 벗어나 20대 신입사원부터 실제 관객의 데모그라피(인구통계)에 맞는 방식으로 판단 기준을 입체적으로 바꿔야죠. 이를 통해 시장에 맞게 라인업을 구축하겠습니다.”


서울 한 영화관 전경[사진출처=연합뉴스]

서울 한 영화관 전경[사진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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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에 적합한 콘텐츠가 뭔지를 고려하며 기획하고, 미디어 관점에서도 바뀐 환경에 맞는 유통방식을 고민 중이라는 설명이다. 고 영화사업부장은 “기존에는 안전한 사업을 전개해왔지만, 빠르게 바뀌는 시장에서 그 ‘안전함’이 더는 안전하지 않다. 시장을 맨눈으로 보고 결정하는 새로운 안목과 기준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바라봤다.


기존 영화공식을 벗어나 새로운 창작자를 과감하게 발굴, 투자하겠다고도 약속했다. 그는 “새로운 재능을 발굴하는 차원에서 과감한 투자를 하겠다”며 “앞으로는 신선한 콘텐츠들로 채우겠다”고 했다. 이어 “주요 영화 사업자로서 시장에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고 파이를 키우는 작업도 전개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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