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 개포동 ‘개포더샵트리에’
재건축 사업성 떨어져 리모델링 선택
주차장, 주거공간 등 신축 단지와 다를 바 없어
"재건축보다 친환경에 가까워"
28일 찾은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더샵트리에’. 준공 2년이 된 리모델링 아파트로, 겉모습이 주변 신축 단지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정문에는 웅장한 대리석 문주가 서 있었고 단지 마당에는 조경물과 입주민들을 위한 간이 쉼터 등이 마련됐다. 각 동 1층에는 필로티를 적용해 관리사무소와 노인정, 어린이집, 어린이도서관 등으로 채웠다.
개포더샵트리에는 개포우성9단지(1991년 준공)를 리모델링한 아파트다. 시공은 포스코이앤씨가 맡았다. 공사 전 용적률이 인근 개포우성3차(179%)와 경남아파트(174%)보다 높은 249%이어서 재건축 대신 리모델링 방식을 선택했다. 업계에서는 통상 용적률이 200%를 넘으면 일반분양 물량을 크게 늘리기 어려워 재건축 사업성이 떨어진다고 본다. 일반분양 물량 없이 기존 232가구가 그대로 입주했다.
주차공간도 리모델링 사업을 통해 대폭 늘렸다. 지하 3개 층을 새로 파 주차장으로 만들면서 주차대수가 122대에서 305대로 늘었다(가구당 0.52대→1.31대). 지하 주차장 공사는 먼저 땅속에 기둥과 흙막이벽을 만들어 기초를 만들고, 위에서 아래로 거꾸로 시공하는 역타공법을 적용해 안정성을 확보했다.
실내 공간 역시 기존 31·32평형에서 40·41평으로 9평씩 늘어났다. 이를 위해 단지 앞뒤 방향으로 공간을 추가로 확보했다. 또 천장 최대 높이를 기준치 2300㎜보다 높인 ‘우물형 천장’을 적용해 개방감을 극대화했다.
이밖에 노후 단지의 고질적 문제로 꼽히는 배관, 소방시설 등도 전면 교체해 신축 수준의 시설을 갖췄다. 지하 주차장 내 별도 공간에는 가구별 창고를 만들어 입주민 편의성을 높였다.
서울시 리모델링주택조합 협의회(서리협) 측은 “개포더샵트리에는 리모델링 사업의 안정성과 완성도를 입증할 수 있는 단지”라면서 “용적률이 낮아 재건축 사업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단지의 경우 리모델링이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리모델링 업계에서는 재건축보다 친환경적이라는 점도 장점으로 꼽는다. 서리협에 따르면 리모델링은 철거·시공 과정에서 탄소배출을 재건축 대비 48% 줄일 수 있다. 난방에너지 소모량도 약 65~70% 감소한다. 서리협은 “고성능 창호와 단열재 개선으로 건물 외피를 강화하고 고효율 에너지 관리 시스템을 적용해 에너지 절감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는 단지는 130여개다. 강동구 둔촌현대1차, 용산구 이촌현대, 송파구 송파성지 등이 공사를 진행 중이며 동작구 우성 2·3단지·극동아파트, 서초구 잠원강변현대, 강남구 삼성서광 등은 조합설립 인가를 완료하고 시공사 선정, 안전진단 절차에 들어갔다.
권현지 기자 hj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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