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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됐으니 매달 30만원 생활비 내라"…엄마의 말에 딸의 반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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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에 독립 미루는 MZ세대
'한 지붕 두세대' 캥거루족 늘어

성인이 되자마자 생활비를 보태라고 요구하는 엄마 때문에 고민이라는 딸의 사연이 전해졌다. 2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엄마가 성인이 됐으니, 생활비를 내랍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자신을 이제 막 성인이 된 여자라고 소개하면서 "대학은 진학하지 않았고 일주일에 2~3번 아르바이트하고 있다.

'캥거루족'이란 독립할 나이가 됐음에도 취업하지 않아 부모 집에 얹혀사는 성인 자녀를이라고 뜻하는 용어다.[사진출처=픽사베이]

'캥거루족'이란 독립할 나이가 됐음에도 취업하지 않아 부모 집에 얹혀사는 성인 자녀를이라고 뜻하는 용어다.[사진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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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부터는 풀타임 근무할 수 있는 일을 구하고 돈이 모이는 대로 독립하려 한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어제 엄마한테 '이제 풀타임으로 일할 거다' 했더니 엄마가 대뜸 '이제 성인 됐으니 생활비를 보태라'고 하더라. '다 큰 애를 언제까지 뒷바라지해야 하냐고, 생활비를 내는 게 당연하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에 A씨가 얼마를 내야 하냐고 묻자, 엄마는 월 30만원은 내야 한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A씨에게 독립도 서두르라고 덧붙였다.


A씨는 "지금 당장 3만원도 큰돈인데, 막막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엄마 얘기를 들어보면 스무 살이나 먹어놓고 계속 부모 등골을 빼먹으려는 나쁜 딸이 된 것 같아 속상하다"고 하소연했다. 끝으로 "엄마와 의견을 어떻게 조율해야 할까. 엄마가 원하는 30만원을 매달 드리는 게 정말 맞는 거냐"고 의견을 구했다.

이에 누리꾼들은 부모가 매정하다는 의견과 당연히 생활비를 내야 한다는 의견이 대립했다. 한 누리꾼은 "이제 겨우 성인 돼서 아르바이트하는 자식에게 30만원 생활비를 요구하다니, 정말 너무하다. 갓 스무 살 된 딸이 너무 짠하다"고 A씨를 위로했다. 반면 다른 누리꾼은 "성인이 됐으니 성인 몫을 해야 한다", "대학 진학도 하지 않았고 돈도 버는데 자기 인생을 책임져나가는 연습을 하는 게 맞다"고 의견을 남겼다.

'캥거루족'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현상

팬데믹 이후 인플레이션, 고금리 장기화, 고령화 등이 맞물리면서 독립을 미루는 MZ세대부터 부모와 기혼자녀가 함께 거주하는 '캥거루족'이 늘고 있다. '캥거루족'이란 독립할 나이가 됐음에도 취업하지 않아 부모 집에 얹혀사는 성인 자녀를 뜻하는 용어다. 그러나 최근 독립했다가 경제적 부담에 못 이겨 다시 부모 집으로 돌아오는 '리터루족'(리턴+캥거루족)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한 동거는 부모 부양 목적과 비용 절약이라는 이해관계와 맞물린다.

지난해 11월께 통계청은 '인구주택총조사 결과로 분석한 2000~2020 우리나라 청년세대 변화' 결과를 발표했다. 이 자료를 보면 2020년 기준 부모와 동거하는 청년은 55.3%(532만1000명)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 10명 중 약 6명은 부모와 함께 사는 것이다. [사진=김다희 기자]

지난해 11월께 통계청은 '인구주택총조사 결과로 분석한 2000~2020 우리나라 청년세대 변화' 결과를 발표했다. 이 자료를 보면 2020년 기준 부모와 동거하는 청년은 55.3%(532만1000명)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 10명 중 약 6명은 부모와 함께 사는 것이다. [사진=김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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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께 통계청은 '인구주택총조사 결과로 분석한 2000~2020 우리나라 청년세대 변화' 결과를 발표했다. 이 자료를 보면 2020년 기준 부모와 동거하는 청년은 55.3%(532만1000명)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 10명 중 약 6명은 부모와 함께 사는 것이다.


캥거루족 청년은 2000년 이후 꾸준히 증가해왔다. 지난 2015년에는 무려 58.4%로 나타나기도 했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특히 취업준비생·사회초년생인 25~29세 청년은 35%로 2015년 대비 2.8%포인트 증가했다. 직장을 다니고 있을 나이인 30~34세 청년은 19.4%였다. 대학 등 학업을 지속하는 19~24세는 45.7%로 가장 많았다.


부모의 경제적 도움이 필요한 '캥거루' 현상은 비단 한국에만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한국의 '캥거루족'과 비슷한 사회 용어로는 일본의 '기생독신', 프랑스의 '탕기'가 있다. 또 이탈리아에서는 '큰 아기'라는 의미의 '밤보치오니'가 있으며, 영국에서는 부모의 퇴직연금을 축낸다고 해서 '키퍼스'라고 부른다. 이외에도 미국에서는 이도 저도 아닌 중간에 낀 세대라고 해서 '트윅스터'라고도 표현한다.

역대 최악의 취업난과 경제 위기를 겪는 중국 또한 '전업 자녀'라는 신조어가 등장하기도 했다. '전업 자녀'는 직장이 없는 자녀가 청소와 식사 등 집안일을 전담하고 부모에게 월급 받는 것을 뜻한다. 전업 자녀는 주로 대학 졸업 후 부모 집에서 집안일을 하면서 매달 한화로 약 72만원~100만원을 받는다. 지난해 중국 도시근로자 월평균 임금 수준이 100만원인 것을 보면 절대 적지 않은 금액이다. 이들은 부모에게 용돈이 아닌 월급을 받으며 생계를 유지한다.

부모와 자식 간 갈등 이어지며 '퇴거 소송'까지
부모에게 의지하는 자식 세대가 늘어남에 따라 부모와 자식 간의 갈등 역시 이어지고 있다. 심지어 캥거루족을 쫓아내기 위해 소송까지 거는 경우도 나왔다. [사진출처=아시아경제DB]

부모에게 의지하는 자식 세대가 늘어남에 따라 부모와 자식 간의 갈등 역시 이어지고 있다. 심지어 캥거루족을 쫓아내기 위해 소송까지 거는 경우도 나왔다. [사진출처=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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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에게 의지하는 자식 세대가 늘어남에 따라 부모와 자식 간의 갈등 역시 이어지고 있다. 부모가 은퇴한 이후에도 자녀 부양 부담이 지속되자 노후준비를 제대로 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심지어 캥거루족을 쫓아내기 위해 소송까지 거는 경우도 나왔다. 지난 10월 이탈리아의 한 70대 어머니가 40대 아들 2명을 내보내기 위해 '퇴거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아들 2명은 각각 42세, 40세였다. 이들은 각자 직업을 가진 상태였지만 생활비를 보태지 않았으며 집안일 역시 전혀 하지 않았다고 한다.


재판부는 "남성들은 처음에는 '부양비를 제공해야 하는 부모의 의무'에 따라 보호받았으나, 그들이 40세 이상이라는 사실을 고려할 때 더 정당화될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두 아들의 어머니는 영국 가디언에 "두 아들에게 '좀 더 독립적인 생활 방식을 찾으라'며 여러 차례 설득했지만 아들들이 말을 듣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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