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두 메디엔비테크 대표
노화나 병으로 누워서 생활해야 하는 환자들의 대소변을 쉽게 처리해주는 제품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메디엔비테크의 '스마트 자동배변처리시스템'이다. 이는 김남두 메디엔비테크 대표가 약 12년간 연구한 끝에 개발한 제품으로, 첨단 센서와 인공지능 시스템으로 환자의 대소변 처리를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세정과 건조기능까지 갖춰 청결하고 위생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
4월 중 정식출시될 메디엔비테크의 스마트 배변처리시스템은 이미 전국 요양병원과 요양원 등으로부터 500대 이상 납품에 대한 계약을 마쳤다. 지난 21일 김남두 대표는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환자의 배변 처리 문제 해결로 간병인 업무의 간소화를 도우며, 보호자에게도 경제적·정신적 도움을 줄 수 있는 혁신적인 제품"이라며 "지난 몇 년 동안 제품의 고도화를 위해 여러 요양병원과 환자들한테 제품을 시연하는 과정에서 탁월한 성능이 이미 널리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 메디엔비테크의 사업모델을 소개해달라.
▲움직이지 못하는 와상 환자를 위해 인공지능 시스템을 접목한 대소변처리기를 판매한다. 주로 병원에 납품하며, 환자의 대소변을 감지하는 동시에 즉시 흡입-세정-건조를 자동으로 수행하는 인공지능 시스템으로 통신 기능과 각종 센서를 적용하고, 모바일 앱과 블루투스를 통한 통신 기능을 장착했다. 최대 99명의 환자를 간호인력 1명이 관리할 수 있도록 만들어놨다. 재택 관리 환자의 경우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서 환자의 상태를 확인하고 장비를 작동시켜 환자 케어와 관리를 보다 손쉽게 한다.
- 창업 이전에는 어떤 일을 했나. 창업 계기가 궁금하다.
▲캐논코리아 연구소에서 근무했다. 렌즈 설계기술을 이용해 자동차에 적용되는 헤드램프의 보호모듈을 개발해 납품하는 일을 맡았다. 부모님이 연세 많으신 조부모의 병수발을 하느라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창업하게 됐다. 처음에는 일본 제품을 구입해 사용했지만, 제품 성능에 문제가 있는 걸 확인하고 좀 더 좋은 제품을 직접 만들어서 가족이 고통받는 일을 해결하고자 개발을 시작했다. 2009년부터 연구개발을 진행해 2018년에 창업했다.
-메디엔비테크의 대소변처리기는 타사와 어떤 차별점을 갖고 있나.
▲시중에 있는 기존 일반 제품들은 배출된 배설물의 흡입을 위한 압력(저압·밀폐 순환식)이 필요하다. 하지만 압력 때문에 사용자의 탈장이 우려돼, 배설물 흡입에 필요한 충분한 압력을 쓰지는 못한다. 대신 신체에 최대한 밀착시키는 방식으로 흡입효과를 낸다. 다만 이러한 기존 시스템은 배설물을 온전히 처리하지 못하고, 외부로 새어 나오는 문제를 발생시킨다.
하지만 우리가 만든 스마트 배변처리시스템은 압력이 아닌 자체 개발한 ‘에어로 순환 시스템(고압개방순환식)’을 통해 압력의 균형을 맞추기 때문에, 새어 나오는 배설물이 전혀 없고 탈장 우려도 없다. 여기에 스스로 세척하고 건조하는 기능까지 갖추었기 때문에, 간병인은 용기 안에 있는 배설물만 처리하면 된다는 편리함이 특징이다.
-대소변처리기는 악취가 문제인 경우가 많다.
▲악취 저감 효과와 탈취 성능에도 공을 들였다. 현재 환경부에서는 암모니아, 트리메틸아민, 황화수소, 메틸머캅탄 등 냄새를 유발하는 성분의 농도 감소에 관한 기준을 내놓고 있는데, 우리 제품은 환경부 기준을 훨씬 웃도는 탈취 성능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플라즈마 발생기와 UV 램프를 추가로 탑재해 세균이 필터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모두 살균이 되도록 했다. 살균된 공기는 다시 환자의 몸에 분사돼 욕창과 염증 등을 예방한다.
-병원에서는 대소변 처리 후 관련 기록도 해야 할 텐데.
▲그런 면에서 간병인이 사용하기 편리하게 ICT(정보통신기술) 융합 기술도 적용했다. 대소변의 중량, 횟수, 체온 등 환자의 생활 리듬을 로봇에서 자동으로 추출해 환자의 차트에 자동으로 기록하게 돼 있다. 중앙 집중 관리를 통해 1명의 의료진이 99명 환자의 상태와 로봇의 상태를 확인하고 통제할 수 있는 기능을 갖췄으며, 욕창을 예방하고자 체중분산 욕창방지 매트까지 개발해 공급한다. ?
-소풍벤처스 등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투자받았다. 앞으로 다른 투자 계획도 있는지.
▲투자는 제품의 가치뿐만 아니라 제품의 시장성과 성장성, 회사의 경영 방침 등 여러 부문에서 투자자의 투자 방향과 일치해야 이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원활한 수출을 위해 해외 투자 유치를 협의 중이다. 예를 들어 일본 회사에서 우리 제품을 구매하는 동시에 매출을 키우기 위한 투자도 함께 하기로 했다. 중국에서도 투자 루트를 확보하고 있다.
-메디엔비테크의 장단기 목표가 있다면.
▲시장확장을 위해 캐논코리아와 업무 협약을 했다. 캐논은 복사기와 카메라를 주로 만들지만, 의료기기사업부도 있다. 해당 부서에서 우리 제품의 시장성을 보고 협약하기로 했다. 6월 초부터 판매가 진행될 듯하다. 또, 생산 능력 확장을 위해 화성 공장과 중국 슈저우시에 1000평 규모 자체 공장을 준비해 생산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특히 중국 공장은 슈저우시와 협약해 의료기기 단지에 공장을 설립했으며, 중국 판매를 위한 협약식도 완료한 상태다. 장기적으로 우리는 스마트 자동 대소변처리기뿐만 아니라 장루(인공항문)제품의 연구 개발에도 박차를 가해 2027년에는 장루제품도 시장에 내놓고 기업공개를 위한 기초를 다지려고 한다.
박유진 기자 geni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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