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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Next]경기 부진한데 주가는 사상 최고…日·EU에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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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위주로 증시 뛰며 사상 최고치 경신
경기·주가 디커플링 현상 나타나
日은 증시 강세 지속할 듯

최근 전 세계 증시 랠리가 지속되는 가운데 일본과 유럽은 경기 침체 국면에서도 증시에 불이 붙어 주목받고 있다. 부진한 경기에도 주가가 뛰는 이유에 관해 전문가들은 미국 반도체 회사 엔비디아발 인공지능(AI) 반도체의 훈풍이 공통적이라면서도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는 다른 양상을 보일 수 있다고 관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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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랠리가 쏘아올린 공…반도체 장기 성장 기대 반영해

이달 들어 일본 증시의 대표 주가지수인 니케이225지수는 지난 22일 사상 처음으로 3만9000선을 돌파해 3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이후 계속 사상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니케이지수는 지난해 연간 28% 오른 이후 올해도 16%가량 상승했다.

범유럽 지수인 스톡스(Stoxx)600지수 역시 26일 497.25를 기록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지난주에는 독일 DAX지수(1.47%)와 프랑스 CAC40지수(1.27%) 역시 최고치를 찍으며 랠리를 이어가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AI 시장이 열리면서 관련된 회사들의 주가가 크게 상승한 것을 해외 선진국 증시의 주된 강세 배경으로 꼽고 있다. 일본과 유럽뿐 아니라 대만 타이베이 증시도 이달 중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는데, 엔비디아에 AI 반도체를 독점 공급하고 있는 TSMC 효과가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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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경우 최근 미국 증시에서 엔비디아 주가가 강세를 나타내자 반도체 기업이 수혜를 입으리라는 기대에 일본 반도체 종목에 대한 투자 열기가 더욱 뜨거워졌다. 실제로 일본의 경우 도쿄일렉트론을 비롯한 다수의 반도체 회사들이 주가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이 기세를 업고 최근 중국 증시에서 빠져나온 글로벌 자금이 일본 증시로 유입되면서 랠리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양적완화와 더불어 일본 정부가 10년 가까이 이어온 기업 밸류업 정책도 주가 강세의 배경으로 꼽힌다. 일본 증시는 엔화 약세와 정부의 상장사 기업가치 제고 노력 등을 업고 지난해부터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왔다. 이지평 한국외대 융합일본지역학부 특임교수는 “도쿄증권거래소의 상장기업 주가순자산비율(PBR) 개혁 조치, 성장전략 강조 전략 등으로 기업의 수익성이 개선되는 와중에 미·중 마찰 심화의 반사효과로 주가가 더 힘을 받은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유럽도 최근의 증시 순항은 네덜란드의 ASML 같은 반도체 회사들과 덴마크 노보노디스크 등 첨단 의약품 제조사들이 주도하고 있다. 이 역시 IT 관련주가 AI 랠리에 편승한 가운데 럭셔리 등 전통적인 주도주가 중국 수요 회복 기대감에 받쳐준 결과다. 오한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 증시 시총 상위 종목 위주로 글로벌 증시 주도 테마에 부합했고, 지지부진했던 중국의 경기 부양 기대감이 되살아나면서 기존 주도주까지 반등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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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4만 선 넘는다” vs 유럽, 증시 버블 우려

활황인 증시와 달리 각 나라의 경제는 웃지 못하는 상황이다. 증시 강세 장기화 여부에 대한 궁금증이 제기되는 이유다. 일본 경제는 최근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해 기술적 경기침체에 들어갔다. 유럽 경제도 암울한 전망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 유럽연합(EU)집행위원회는 EU 27개국 경제성장률을 하향 조정했으며, 국제통화기금(IMF)도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 내 경제대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잇달아 내린 바 있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이런 이유로 내부 반응이 아직 미지근한 편이다. 엔화 약세 덕에 해외 투자자가 주식을 많이 사들인 것일 뿐, 일본 자체의 힘이 강해졌다고 보기에는 이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도 “니케이지수가 34년 전 최고기록을 넘었음에도 당시와 같은 희열이나 성취감을 느끼는 분위기는 사라졌다”고 보도했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증시는 뛰었지만 국민들의 주머니 사정과는 괴리가 있기 때문이다.


이창민 한국외대 융합일본지역학부 교수는 “대기업 임직원들의 임금이 올라가고 국내 투자가 이뤄지겠지만, 현재 일본 노동자 중 중소기업 종사자가 70%인 상황에서 소비 확대 등 선순환 구조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좀 더 걸리겠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난해 이후 일본 증시의 상대적 강세는 기업지배구조 개선과 거시경제 여건 등 펀더멘털 요인이 작용한 영향도 있어 유럽보다는 좀 더 구조적인 강세가 이어질 거라는 분석이 나온다. 니케이지수가 곧 4만도 뚫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는 이유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989년에는 니케이 주가수익비율(PER)이 약 60배 정도였지만, 지금은 16배 정도라 적절한 수준”이라며 버블 당시와 지금의 상승장은 구조적으로 다르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 도쿄사무소도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최근의 일본 주가 상승은 기술주를 중심으로 하는 미국 주가의 움직임에 연동되고 엔화 약세에 기인한 측면이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일본의 기업지배구조 개선에 따른 기업가치 제고 움직임은 여전히 변함이 없어 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유럽의 경우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측면의 우려가 나타나고 있다. 엔비디아를 필두로 한 글로벌 증시가 오르면서 따라 일시적으로 오른 경향이 크다는 평가다.


한은 프랑크푸르트사무소 관계자는 27일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유럽의 경우 지금은 독일을 중심으로 한 제조업 실적 개선이 받쳐주고 있지만, 수출이 둔화할 경우 지속 가능할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이 있고,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전망도 변동성이 큰 상황”이라며 “연도별로 봤을 때 과거에 상당히 낮았던 성장률이 조금씩 개선되며 투자심리 호전 효과가 나타나는 일본과는 다른 모양새”라고 설명했다.





박유진 기자 genie@asiae.co.kr
박재현 기자 no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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