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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대란에 비대면 진료 '폭증'…중증환자 도움 안돼 실효성 논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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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플랫폼 전주 대비 2배 증가
경증 외래 환자 제한돼 실효성 논란도

의사들의 집단행동으로 발생한 '의료 대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부가 한시적으로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면서 병원을 찾는 대신 비대면 진료를 이용하는 환자가 폭증하고 있다. 다만 비대면 진료 대책이 의료 대란의 가장 큰 피해자인 '중증 환자'들까지 흡수할 수는 없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6일 비대면 진료 플랫폼 '닥터나우'에 따르면 정부가 비대면 진료를 확대한 지난 23일 신규 진료 요청 건수는 전일 대비 102% 증가했다. 주말인 지난 24~25일 진료 요청 건수도 직전주 대비 86% 늘었다. 같은 기간 비대면 진료 플랫폼 '나만의닥터'도 진료 건수가 전주 대비 2배 가까이 올랐다.

닥터나우 관계자는 "정부가 비대면 진료를 전면 확대한 이후 신규 진료 요청 건수가 일평균 1000건 증가했다"며 "26일 오전까지 집계된 데이터를 고려하면 이 같은 추세는 앞으로 더 뚜렷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 경찰병원 진료실 앞에 환자들이 진료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허영한 기자]

서울 송파구 경찰병원 진료실 앞에 환자들이 진료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허영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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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비대면 진료는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재진 환자'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초진을 비대면으로 하면 환자에 대한 사전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잘못된 처방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초진은 의료 취약지나 주말 혹은 공휴일에만 예외적으로 가능했고, 병원급 이상에서는 재진 환자 중 병원급 진료가 불가피한 희귀질환자나 수술·치료 후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환자에 한해서만 비대면 진료가 허용됐다.


정부가 의료계 집단행동에 대응해 비대면 진료 적용 대상을 '병원급 이상 기관'과 '초진 환자'로까지 넓히면서 실제 비대면 진료를 이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경기 과천시에 거주하는 한모씨(37)는 지난 주말 응급실 대신 비대면 진료를 통해 약을 처방받았다. 한씨는 "주말에 계속 열이 나고 몸에 기운이 없어 응급실이라도 다녀와야 할까 고민했는데, 병원에 가도 장시간 대기해야 할 것 같아 비대면 진료를 알아봤다"며 "처음 이용해봤는데 생각보다 편리해서 앞으로도 종종 이용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비대면 진료 확대가 '고육지책'내지는 '의료계 압박 카드'에 불과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번 의료 공백의 급선무는 상급종합병원(3차 병원)에서 수련하는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으로 인한 중증 환자들의 수술 및 진료 지연인 데 반해 비대면 진료는 주로 경증 외래 환자가 많이 찾는 의원급 병원(1차 병원)에 한정된 이슈로 직접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어서다.


실제로 응급의료포털(E-Gen)에 따르면 26일 기준 상급종합병원인 서울성모병원의 일반 중환자실과 응급실 일반병상은 병상이 부족한 상태지만, 일반 입원실 등은 여전히 여유 병동이 확보된 상태다.


보건의료단체연합, 참여연대, 민주노총, 한국노총 등은 성명을 내고 "비대면 진료는 의료대란 가장 큰 피해자인 응급·중증 환자들에게 도움 되지 못한다"며 "오히려 이번 계기로 진료 중개를 민간 플랫폼 업체들이 장악하고 수익을 추구하게 되면 의료비가 폭등하게 되고 의료 민영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형선 연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는 "전공의 이탈로 인한 의료 공백을 비대면 진료로 메꾸기는 불가능하다"며 "다만 앞으로 의사들의 집단행동이 개원의로까지 번질 경우 비대면 진료가 의료 접근성을 높여준다는 차원에서 의미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서희 기자 daw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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