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경력 살려 AI기업 창업
리걸 특화 LLM 자체 개발
기업용 SaaS '앨리비' 출시
리걸테크 전문기업 BHSN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기업의 계약 관리, 법률 관련 업무에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 글로벌 시장 진출 기회가 늘어나면서 외국 기업과의 계약서 작성·관리 업무가 늘어나고 있는 게 사실이다. 공정거래, ESG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강화되면서 리스크 관리도 중요해지고 있다. 기업의 법률 전문가가 AI를 통해 단순·반복적인 사무에서 최대한 벗어나 고부가가치를 내는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게 BHSN의 목표다.
임정근 BHSN 대표는 23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글로벌 정책이나 법령, 가이드라인이 변경됐을 때 해외 진출 기업의 리더는 전략적 의사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라며 "기업 운영에 필요한 수많은 정보를 학습한 AI가 효율적인 경영을 도울 수 있다"고 밝혔다.
임 대표는 약 20년간 로펌에서 변호사로 근무한 경험이 있다. 특히 해외 인수합병(M&A) 등 글로벌 비즈니스를 할 때 기업 간 상호 신뢰와 커뮤니케이션상의 어려움을 몸소 겪었다. AI 기술을 적용해 까다로운 계약서 작성과 관리, 법률 관련 업무를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 4년 전 창업에 뛰어들었다. 그는 "AI 기술 고도화도 중요하지만 실무에 활발하게 사용되는 게 훨씬 중요하다고 본다"며 "사용자 입장에서 간편하고 즐겁게 페인포인트를 해결하고, 비용을 감수하고서도 솔루션을 도입할만한 가치를 만들어내는 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미국 뉴욕에서 열린 리걸테크 축제인 ‘리걸위크’에 참석해 전 세계의 다양한 기업인들과 교류했다. 임 대표는 "과거 리걸테크 기업들이 막연하게 ‘우리 AI 엔진이 좋다’는 식으로 어필했다면 이제는 AI 기술적 허들이 낮아지면서 생산성 향상이나 리스크 경감 같은 실질적인 효용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엔 자체 개발한 법률 특화 거대언어모델 ‘리걸 LLM’ 을 고도화해 AI 서비스 품질을 강화하고 있다. 리걸 LLM은 다양한 계약·법령·판례 등 법률 문서를 대거 학습해 리걸 서비스에 특화된 언어모델이다. 법률 문서에 실제로 사용되는 언어, 문체, 형식을 가져와 계약서나 법률 자문 초안 작성을 돕는다는 전략이다.
지난달에는 기업에 제공했던 기존 솔루션을 클라우드 기반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형태로 만든 ‘앨리비(Allibee)’도 출시했다. 기업의 계약, 법무 전 과정을 하나의 시스템 안에서 편리하게 관리해 일하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임 대표는 "리걸테크에 대한 수요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올해 매출액 100억원을 목표로 잡았다"며 "싱가포르, 홍콩 등 아시아 시장 진출을 위한 언어모델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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