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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우주로 가자' 한화의 차세대 발사체 사업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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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1사업장 방문
첨단 공장에서 제작 부품, 고성능 엔진으로 탄생
25년의 엔진기술력, 로켓으로 '승화'
고효율 엔진·재사용 기술 선제 확보
차세대 발사체 사업 수주 유력

한화가 차세대발사체(KSLV-Ⅲ) 사업 도전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대한민국의 '뉴 스페이스' 시대를 열겠다는 각오를 현장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지난해 5월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3차 발사에 성공한 누리호의 모습

지난해 5월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3차 발사에 성공한 누리호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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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과기정보통신부가 추진하는 ‘차세대발사체 개발사업 발사체 총괄 주관 제작’ 수주가 유력하다. 21일 유찰된 입찰에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유일하게 참여했다. 과학계에서는 한화가 수의계약을 통해 최종 수주가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수주가 확정되면 지구 궤도를 넘어 달까지 가기 위한 원대한 계획의 심장을 담당하게 된다.

이번 사업은 국가 주도의 우주개발이 아닌 민간 주도로 우주 시대를 열기 위한 '뉴 스페이스' 방식이라는 점에서 한국 민간기업의 우주 역량을 보여줄 수 있는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직원들이 누리호 엔진을 정비하고 있는 모습.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직원들이 누리호 엔진을 정비하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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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효율 엔진에 재사용 기술 선제 확보”


지난 20일 방문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 제1공장은 한국 항공과 우주 산업의 근간이다. F-15, FA-50 등 전투기 엔진은 물론 해군 함정에 사용되는 엔진 부품과 엔진 조립, 창정비가 이곳에서 이뤄진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항공기 엔진 제작 기술을 발전시켜 1999년 과학 관측로켓(KSR-Ⅲ)의 개발을 시작으로 로켓 엔진 기술을 축적해왔다.

누리호 관련은 보안상 공개되지 않았지만 공군 항공기와 해군 함정용 엔진 부품 생산과 조립 과정만으로도 차세대 발사체의 성공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믿음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20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1사업장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직원들이 함정용 가스터빈엔진을 정비하고 있다.

20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1사업장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직원들이 함정용 가스터빈엔진을 정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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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로봇이 가공, 용접한 부품이 한 치의 오차도 없는지 확인하는 과정까지 완전 자동화로 이뤄지는 모습은 '스마트 팩토리'의 전형이었다. 과거 항공기 부품이 수작업으로 제작되는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로 인해 치명적인 항공기 사고로 이어지기도 했지만 무인화 공정에서 제작된 부품들은 항공기, 발사체 안전의 튼튼한 기초가 된다. 작업 현장은 각종 금속 가공이 이뤄지고 있음에도 먼지 한톨 없을 정도로 작업 환경도 깨끗했다. 로봇들은 사람이 하기 어려운 작업까지 척척 해냈다. 수많은 공구도 모두 전산으로 관리돼 설계대로 작업이 이뤄진다. 오차나 작업 불량은 있을 수 없다. 제작된 부품들은 무인이동차에 실려 다음 공정으로 옮겨진다.


엔진 조립동에서는 약 20명의 직원이 국산 경공격기 FA-50에 탑재되는 ‘F404’엔진과 한국형 구축함 정조대왕급 2번 함에 탑재되는 ‘LM2500’ 엔진을 조립 중이이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누리호 엔진 46기를 모두 성공적으로 생산했다. 1979년부터 항공기, 헬기, 함정, 발사체 등에 탑재되는 다양한 엔진을 제작하면서 축적된 가스터빈엔진 기술력이 누리호의 엔진도 책임졌다.


다년간 풍부한 경험을 쌓은 전문인력들은 제너럴 일렉트릭(GE) 등 협력사들의 감탄을 자아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완벽을 추구하다 보니 해외 협력사들이 작업 기준이 지나치게 엄격하지 않냐는 우려를 할 정도지만 작업자들은 실수를 차단하기 위해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김경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1사업장장은 “대한민국 우주 사업의 ‘심장’을 담당한다는 책임감과 자부심으로 앞으로도 신뢰성 높은 엔진을 생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화는 누리호 고도화사업 체계종합기업으로 선정돼 2023년 3차 발사에 참여한 경험을 기반으로 달 착륙선, KPS 위성 등 다양한 중량의 위성 탑재를 해야 하는 차세대발사체 엔진 개발 도전에 나섰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부터 항공우주연구원 주도의 100t 다단연소 엔진 선행기술 개발에 누리호 엔진 개발 핵심 기업들과 함께 참여 중이다. 또 ‘재사용 시연체 체계종합기업’으로 선정돼 향후 차세대발사체 재사용을 위한 엔진의 재점화?추력조절 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다.



20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1사업장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이준원 우주사업부장이 우주사업 벨류체인을 소개하고 있다.

20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1사업장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이준원 우주사업부장이 우주사업 벨류체인을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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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우주분야 지속 투자로 스페이스X 대항마 도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항공을 넘어 우주로의 도약을 위해 집중적인 투자도 단행 중이다. 지난해 국내 최대의 민간 발사체 연구개발(R&D) 조직인 ‘스페이스 허브 발사체 연구센터’를 대전에 설립했고 최근에는 누리호를 포함한 후속 발사체까지 제작할 국내 최대 규모의 단조립장도 2025년 완공을 목표로 순천에서 착공했다.


2021년부터는 국내 최초 인공위성기업인 쎄트렉아이를 비롯해 우주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원웹 등 국내외에 총 8940억원을 투자했다. 2030년까지 그룹 차원에서 1000명 이상의 우주 관련 전문인력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향후 그룹 내 위성 발사 수요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담당해야 한다. 스트렉아이, 한화시스템이 만든 로켓을 한화의 힘으로 우주에 올려보내야 한다. 장기적인 목표는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장악한 발사체 사업에서도 입지를 다지는 것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이준원 우주사업부장은 “액체로켓엔진 제작 기술 및 누리호 체계종합 경험을 바탕으로 민간 발사 서비스 역량을 확보하고 향후 다양한 발사체 라인업을 확보해 발사 서비스 상용화에 앞장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창원=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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