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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쿡도 놀란 88세 개발자 할머니…"결심하는 시간도 아까워, 일단 하자" [일본人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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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령 프로그래머 와카미야 마사코씨
59세 데스크톱 구입해 독학…81세에 스마트폰 앱 개발

평균 수명 100세 시대. 이제는 직업 하나로 평생 먹고사는 사람은 없을 거라 하죠. 우리나라보다 고령자가 많은 일본에서는 88세 최고령 프로그래머가 화제가 됐습니다. 평생 직업도 아니고, 80세에 도전한 프로그래밍으로 애플리케이션(앱) 개발까지 해낸 분인데요.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를 깜짝 놀라게 한 인물로도 유명합니다. 바로 1935년생 와카미야 마사코 할머니입니다.


오늘은 "100세 시대, 하고 싶은 일은 결심하는데 맘 쓰지 말고 일단 해보라"고 조언하는 이분의 도전기를 들려드립니다.

팀 쿡 애플 CEO(오른쪽)와 대화를 나누는 와카미야 마사코씨.(사진출처=NHK)

팀 쿡 애플 CEO(오른쪽)와 대화를 나누는 와카미야 마사코씨.(사진출처=N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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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카미야 마사코씨는 80세에 프로그래밍을 시작해 스마트폰 게임 앱 개발을 완수해 스타덤에 오른 인물입니다. 스마트폰을 사는 노인들이 늘었지만 정작 즐길 앱은 없어 직접 고령자를 위한 게임 앱을 출시했다는데요. 스와이프나 슬라이드 조작법이 고령자에게 어렵기 때문에, 탭만으로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입니다.


이 소식을 팀 쿡 CEO까지 알게 돼 실리콘 밸리에 특별 초청받기도 했죠. 직접 와카미야씨에게 "왜 게임을 만들게 됐는가" 등을 질문했다고 합니다. 젊은 개발자의 도시로 표상되는 실리콘밸리에서 일어난 신기한 일로 꼽히는데요.


와카미야씨는 원래부터 개발자였던 것은 아닙니다. 그의 젊은 시절에는 컴퓨터라는 것이 아예 없었으니까요. 와카미야씨는 고등학교 졸업 후 대형 은행에 취직해 일했다고 합니다. 다만 돈을 세거나 서류를 기재하는 작업에 서툴러 고생을 좀 했었다고 합니다. 주판도 제대로 못 해 혼자 야근하는 일도 많았다고 하네요. 그러나 기계화로 이 모든 일이 간단해지는 것을 보며 많은 깨달음을 얻었다고 합니다. "아무리 재주 좋은 사람도 기계보다 빨리 돈을 셀 수는 없다. 인간의 능력은 시대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라고 느꼈다는데요.

이를 느낀 뒤 그는 바로 기획·개발 부서로 이동을 신청했고, 당시 고졸 여성으로는 이례적으로 관리직 승진까지 이뤘다고 합니다.


인터뷰 중인 와카미야씨.(사진출처=NHK)

인터뷰 중인 와카미야씨.(사진출처=N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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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거의 60대가 다 돼서였습니다. 정년 전 58세에는 컴퓨터를 구입했는데요. 본인은 '충동구매'였다고 이야기하곤 합니다. 주변 사람들이 그 돈이면 장롱이나 기모노나 새로 맞추라는 이야기에도 컴퓨터를 구매해 독학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이후 어머니 간병을 하면서 외출이 줄어들어 인간관계가 소원해지자, PC 통신으로 친구를 만들기 위해 인터넷상에 노인 전용 카페를 만들었다고 하네요.


이를 계기로 그는 프로그래밍에 빠져들게 되는데, 엑셀에서 셀 테두리를 지정하고 셀 색깔을 채울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해 종이봉투나 책갈피, 북 커버를 만드는 '엑셀 아트'를 고안하기도 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엑셀의 새로운 사용법 창시자"라고 극찬할 정도였죠.


81세에는 처음으로 스마트폰 앱 개발에 나서게 됩니다. 프로그래밍 지식은 하나도 없었지만, 입문서부터 정독하면서 발을 들이기 시작했다는데요. 입문서를 읽다가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내용은 저자에게 질문도 해보고, 지인을 통해 아는 프로그래머를 소개받아 조언을 받아가며 프로그래밍 입문 반년 만에 노인들을 위한 게임 '히나단'을 개발합니다. 일본 축일에 사용되는 하나 마쓰리 인형을 단상에 올바르게 배치하는 게임인데요. 이것이 인정받으면서 '세계 최고령 프로그래머'로 명성을 얻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프로그래밍을 독학했다'라는 언론의 표현을 굉장히 싫어한다고 합니다. 작동법이 궁금해 알아가는 과정을 독학한다고 부르면 뭔가 대단히 큰 결심을 하고 시작해야 하는 느낌으로 보이기 때문이라는데요.


노트북으로 엑셀 아트를 선보이는 와카미야씨.(사진출처=N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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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어디서 그런 학구열이 솟아나오느냐라는 질문에도 "이 나이에 번지점프 같은 걸 한다면 결단이 필요하겠지만 프로그래밍한다고 누가 죽는 것도 아니고, 싫어지면 그만두면 되고, 남한테 폐 끼치는 것도 아닌데 왜 도전하는데 용기와 결단이 필요한 것인가"라고 반문해 또 한 번 화제가 됐죠.


요즘은 고령자가 많지만, 디지털화는 느린 일본에서 고령자들에게 스마트폰, 컴퓨터와 친해질 것을 홍보하는 강연 등을 하며 바쁘게 지내고 계시는데요. 앱 개발도 계속하고 있다고 합니다. PC 한 대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집에서 사용하는 데스크톱 한 대, 노트북 한 대, 그리고 애플의 맥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아이폰과 애플워치도 연동해 쓰고 있습니다.


평균 수명이 100세를 넘어가는 시대. 와카미야씨는 할 수 있는 것이 너무 많아 100세 인생도 짧다고 합니다. 그는 "인생 100년이라고 하면 여러 가지를 체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일단 해보기로 결정하면 되지 않느냐"며 "나도 변할 수 있고, 세상도 변할 수 있고, 회사도 바뀔 수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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