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인줄 알고 겨울바다에 풍덩…전직 구조요원 용기에 쏟아진 찬사

구조요원 출신 유튜버, 창원서 남성 구출
"아기 인형 착각해 겨울 바다 뛰어든 듯"

바다에 떠다니는 인형을 아기로 착각해 겨울 바다에 뛰어든 남성의 행동에 누리꾼들이 찬사를 보내고 있다. 전직 해난 구조요원 정성훈 씨(35)는 최근 유튜브 채널 '딥씨사이드'를 통해 지난 8일 경남 창원 마창대교 아래 바다에서의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정 씨는 "아내와 함께 바닷길을 산책하던 중 ‘풍덩’ 소리를 들었다"며 "바다에 빠진 한 남성이 무언가를 향해 헤엄치고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이미지출처=유튜브 채널 '딥씨사이드' 캡처]

정 씨는 처음에 해당 남성 A씨가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고 생각했으나, 수영을 잘하는 모습을 본 후 혼란스러움을 느꼈다고 한다. 바다 앞에 뛰어간 정 씨는 A 씨에게 “지금 뭐하시냐. 빨리 나오라”고 소리쳤다. 이후 육지로 되돌아오려던 A씨는 힘이 빠진 듯 물 위에 떠 있는 채로 “살려달라”고 외쳤다.

마침 정 씨는 해군 해난구조전대(SSU) 전역 후 소방공무원으로 근무한 경험이 있었다. 그는 위험한 상황이라고 판단하고 A씨를 구조하기 위해 곧바로 바다에 뛰어들었다. 정 씨는 A 씨에게 조심스럽게 접근한 후 겨드랑이를 잡고 육지로 천천히 끌고 왔고, 인근에서 바다낚시를 하던 다른 남성은 119에 신고했다.

[이미지출처=유튜브 채널 '딥씨사이드' 캡처]

결국 바다에서 구출된 A 씨에게서는 뜻밖의 물건이 발견됐다. 그가 아기 모형의 인형을 안고 있었던 것이다. 정 씨는 A 씨에게 심폐소생술을 시도하면서 “이걸 구하러 간 거냐”고 물었다. 다행히 A씨는 금세 정신을 차린 후 “감사하다”는 말을 남기고 119 구조대가 도착하기 전 현장을 떠났다고 한다.

정 씨는 “A씨가 아기와 흡사한 인형이 바다에 떠다니는 걸 보고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뛰어들었다가 쥐가 났던 것 같다. 허탈하면서도 존경스러웠다”며 “목숨 걸고 겨울 바다에 뛰어든 이름 모를 A 씨에게 진심으로 존경의 말씀 드린다. 나이는 20대 중반에서 30대 초반 같았다. A씨를 찾고 싶다. 꼭 연락해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아이를 구하려던 청년과 그를 구해준 은인 모두 대단하다”, “사람을 구하려 망설임 없이 바다에 뛰어드는 모습이 너무 멋지다”, “인형 때문에 귀한 목숨 잃을 뻔했다” 등 반응을 보였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