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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늙었으니 택시면허 반납하라고?…가족 생계는 어떡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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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65세 이상 택시기사 10만명
4년 동안 30% 늘어난 고령 기사
사고 비율 높지만, 면허권 자진반납 '난제'

전체 교통사고에서 만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해마다 늘어나는 가운데 고령 택시 기사 면허를 두고 정부와 택시업계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정부는 인지 능력이 떨어지는 고령 운전자일수록 사고 위험이 커지는 만큼 운전자 관리 제도를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택시업계는 면허권 박탈이 '생계권 박탈'로 이어지는 만큼 추가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서울의 한 거리에 택시가 줄지어 서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서울의 한 거리에 택시가 줄지어 서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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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만 65세 이상 고령 택시 기사는 모두 10만7800여명(법인 및 개인)으로, 4년 전인 2019년(8만2900명)과 비교해 30%가량 늘었다. 이런 가운데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전체 교통사고 가운데 고령 운전자가 차지한 비율은 2019년 14.4%에서 2022년 17.3%로 늘었다.

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지난 5년간 운전 미숙으로 판단할 수 있는 차량 단독 교통사고의 사망자 30% 정도가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에게서 나왔다"며 "사고 원인으로는 정지상태에서 급출발하거나 조향장치 미숙으로 인한 것이 많았다"고 말했다.


정부와 지자체는 면허를 반납한 고령 택시 기사에게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등의 방식으로 자진 반납을 유도하고 있지만, 택시 업계에서는 정부 유인책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현재 시장에서 거래되는 개인택시 면허 가격은 약 9700만원대로, 일부 지역에선 이를 웃돌기도 한다. 개인택시 기사들 가운데는 퇴직금을 투자해 택시 면허를 구입한 다음, 일정 기간 소득을 올리고 다시 면허를 되팔아 투자금을 회수하려는 이들이 많다. 이를 고려하면 지자체가 제시한 면허 반납 보상금(2000만원대)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게 택시업계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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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만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의 면허 반납률은 2019년 2.2%에서 지난해 1.2%까지 떨어졌다. 오봉훈 전국택시연맹 사무처장은 "개인택시는 대부분 노후 혹은 투자 수단으로서 나이가 들어서도 계속하려는 이들이 많다"며 "무작정 면허를 반납하라고 할 게 아니라 정부가 면허 반납 시 기사들의 생계를 어떻게 보장할 수 있는지, 또 그 많은 고령 택시 기사가 사라지면 발생할 '택시난'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마땅한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고령 택시기사 관리가 시민 안전과 직결된 문제임에도 정부의 역할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교통안전공단에서는 만 65세 이상 사업용 자동차 운전자를 대상으로 인지력, 주의력, 공간 판단력 등을 확인하는 적성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2019년 1월 시행 이후 2년간 평균 검사 합격률이 98%에 달할 만큼 변별력이 떨어지는 실정이다. 당초 국토교통부는 현행보다 기준이 까다로운 '자격 유지 검사제도'를 시행할 계획이었으나, 도입 전 택시 업계의 반발로 간소화됐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고령 기사 면허는 초고령 사회에 접어든 만큼 앞으로 더 중요해질 문제인데도 정부가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고 있다"며 "시력·청력·반응 검사 등 운전 능력을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신빙성 있는 검사를 개발하고, 이에 미달하는 이들은 의료적으로 운전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면허를 주지 않는 것이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이서희 기자 daw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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