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당 150엔 '심리적 저항선' 돌파
외환 시장 개입 가능성 시사
"단순 엔화 약세에 금리 인상하진 않을 것"
엔화 약세가 가팔라지면서 최적의 금리 인상 시점을 두고 일본중앙은행(BOJ)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3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3.1% 상승하며 시장의 예상치를 상회하자, 엔·달러 환율은 1% 급등해 150엔을 넘어섰다. 통신은 이를 두고 일본 통화당국의 외환 시장 개입을 결정짓는 심리적 저항선을 돌파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대다수의 일본 은행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 시점을 3월 혹은 4월로 예상한다. 빠른 기준금리 인상이 엔화 가치를 보전할 수는 있지만, 시장의 움직임에 BOJ가 수동적으로 반응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선뜻 단행하지 못한다는 분석이다.
메이지 야스다 연구소의 고다마 유이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엔화의 가치가 BOJ의 마이너스 금리 종료를 결정짓는 데 더욱 중요한 요인이 됐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3월 인상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진 않겠지만, 엔화 가치가 이 수준에 머무는 한 4월 인상이 가장 유력하다"고 말했다.
간다 마사토 국제부 재무 차관은 이번 엔화 가치 급락을 두고 "투기적 요소가 부분적으로 존재한다"고 경고했다. 이어 그는 "당국은 시장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며 필요한 조처를 할 준비가 돼 있다"며 외환 시장 개입 가능성을 암시했다.
BOJ는 2022년 엔화가 달러 대비 152엔에 근접하며 수십 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자 외환시장에 세 차례 직접 개입한 바 있다. 엔화 가치는 올해 달러 대비 약 6.4% 하락해 주요 통화 중 가장 많이 하락했다. 이 같은 엔화 약세에 대해 노린추킨 연구소의 미나미 다케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엔화의 폭락이 더 이어질 것 같진 않다"면서 "BOJ가 단지 엔화 때문에 마이너스 금리 종료를 서두를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BOJ는 이미 2022년 12월 이후 수익률 곡선 통제(YCC) 프로그램을 세 차례 조정해 10년물 국채금리 상승 억제 조치를 완화한 바 있다. 일본 은행 전문가들은 이것이 엔화 약세 압력을 줄이기 위한 BOJ의 노력이라고 분석했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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