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으로 대박을 쳤다느니, 코인으로 팔자를 고쳤다느니 하는 세상에 살다 보니 짠테크(강도 높은 절약 중심적인 소비 활동) 동기부여가 전 같지 않다. 그렇지만 실력 없고, 밑천 없는 투자(혹은 투기)는 패가망신 지름길이니 신년을 맞아 더 경계해야 한다.
잘 뛰려면 서고 걷는 법부터 배워야 하듯 투자를 잘하려면 종잣돈 모으는 것부터 몸에 익히면서 실력을 쌓아야 한다. 평범한 청년들에게 짠테크가 첫 단추가 돼야 하는 이유다.
아끼는 게 짠테크의 1번 덕목이라면, 내게 주어진 혜택을 현명하게 잘 챙기는 건 2번쯤 된다. 오늘 그 2번에 대해 얘기할텐데 취업 준비 중이거나 유리지갑이 억울한 청년 샐러리맨이라면 더욱 관심 있게 읽으면 좋겠다. 금전으로 환산하면 많게는 연간 수백만 원어치가 될 수도 있다.
취준생·청년 샐러리맨 짠테크 첫 단추는
시군구에서 하는 일이나 지원사업이 의외로 많다. 지방자치단체가 공돈을 주지는 않지만 알뜰하게 챙기는 사람에겐 기회의 문이 활짝 열려 있다. 월 20만원씩, 길게는 12개월간 월세를 지원해 주는 자치구가 몇 곳 있다. 기준중위소득 150%(약 334만원) 이하, 임차보증금 6000만원 이하, 월세 60만원 이하 주택 거주, 재산 1억원 이하라는 조건(은평구)은 충족해야 한다.
자치구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고연봉자가 아닌 평범한 청년 1인가구라면 해당될 조건이다. 한시적이었지만 지난해 영등포구에서도 무주택 청년 1인가구에 월 최대 20만원 월세를 1년간 지원했다. 영등포구에서만 500명 이상의 알뜰한 청년이 재빠르게 움직였다.
전세사기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된 후부터는 전세보증금반환보증 보증료 지원 사업을 하는 자치구가 많아졌다. 대상자로 선정되면 이전에 납부한 보증보험 보증료의 전부 혹은 일부를 현금으로 보전받는다. 금액은 최대 30만원 정도다. 전세사기가 급증한 이후 부동산 계약 관련 지식이 취약한 사회 초년생들의 보증보험 가입을 유도한다는 차원에서 지자체들이 앞다퉈 마련한 제도다.
자격시험 응시료를 지원해 주는 곳도 늘고 있다. 어학시험, 한국사능력검정시험, 국가기술자격증시험, 국가전문자격증시험, 국가공인민간자격시험 등에 응시한 후 증빙 서류를 구청 담당부서에 내면 개인별로 최대 10만원까지 통장에 꽂아준다. 미취업 청년(만 19~39세 이하)이 대상이다. 양천구에서는 지난해 1400명이 9000여만원을 받아 갈 정도로 인기를 끌자 지원 대상 자격증을 900종까지 늘렸다.
건의하고 평가·칭찬하는 수고는 필요해
서초와 동작구에서는 1인 가구 청년에게 1년에 한 번씩 무료 건강검진을 해준다. 취업이나 학업, 바쁜 직장 생활로 건강 관리에 소홀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만성 질환을 조기에 발견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돕자는 차원에서다. 면접에 필요한 증명사진 촬영이나 헤어 메이크업 스타일링을 무료로 지원해주는 곳도 있다.
지자체 홈페이지에서 공고문을 뒤지거나 뉴스 검색만으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교육이나 강연, 공연도 쓸 만한 게 많다. 거의 모든 지자체가 블로그,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운영한다. 취재 현장에서 만난 청년 대부분은 미리 관심 설정을 해두고 알람을 받아 필요한 내용을 챙기고 있었다.
다른 자치구에는 있는데 우리 동네에는 없다면? 좋은 건 서로 따라 하게 돼 있다. 다만 여러 사람이 알려주고 칭찬하고 건의하면 서비스는 더 빨라지고 풍성해진다. 요즘 웬만한 자치구에는 구청장과 직접 통하는 핫라인이 있다. 이메일이건 문자메시지건 필요한 걸 얘기하면 된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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