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째 최대 실적 경신, 지방은행 실적 위협
플랫폼 성장에 압도적인 고객 규모
낮은 조달비용과 접근성, 차별화된 경쟁력
7년 연속 최대 실적을 경신 중인 카카오뱅크 가 과점 구조였던 시중은행 중심의 리테일 시장에서 혁신의 모멘텀으로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시중은행 대비 차별화한 접근성과 낮은 금리를 무기로 저금리 대출 서비스를 제공하고 독특한 신규 상품을 통해 고객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그러면서 케이뱅크, 토스 등 인터넷 전문은행은 물론, 위기를 감지한 기존 금융권의 잠재력까지 끌어올리는 이른바 ‘메기’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터넷은행 3사(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는 각 사 출범 당시보다 당기순이익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특히 카카오뱅크가 가장 많은 순이익을 거두고 있다. 3사는 출범 당시 모두 적자 상태였다. 2017년 3분기 출범한 카카오뱅크는 당시 당기순손실 668억원을 기록했다. 케이뱅크와 토스뱅크(2017년 2분기·2021년 4분기 출범)는 각각 405억원, 806억원이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 카카오뱅크는 당기순이익 2793억원을 기록했다. 6년 만에 3461억원의 이익을 늘린 것이다. 케이뱅크도 38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토스뱅크의 경우 아직 적자(299억원)지만 그 폭을 줄였다.
이익뿐 아니라 영업 규모도 성장했다. 카카오뱅크의 총수신은 3조3312억원에서 45조6890억원으로 증가했다. 총여신도 마찬가지로 2조6595억원에서 37조618억원으로 늘었다. 비슷한 시기 출범한 케이뱅크 총수신의 경우 6조430억원에서 17조2361억원까지 증가했다. 총여신은 6003억원에서 12조8083억원으로 증가했다. 토스뱅크도 총수신(13조7907억원→22조6863억원)과 총여신(5315억원→11조1877억원) 모두 늘었다.
카카오뱅크의 이 같은 폭발적인 실적은 지방은행 실적까지 넘보고 있다.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 4785억원, 당기순이익 3549억원을 기록했다. 출범 이후 매년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순이익의 경우 전국 5개 지방은행 중 일부 은행(경남은행 2476억원·광주은행 2407억원·전북은행 2045억원)보다 더 많다. 부산은행(3791억원)·대구은행(3639억원)과는 각각 242억원·90억원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인터넷은행의 경쟁력을 나타내는 고객 수도 카카오뱅크가 압도적이다. 지난해 카카오뱅크를 이용한 고객 수는 2284만명이다. 2017년 7월 출범 이후 같은 해 말 493만명의 고객 수를 확보했고, 2년 뒤인 2019년 7월에는 1000만명을 돌파했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말 기준 953만명을 돌파했다. 출범 연도를 고려하면 토스뱅크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토스뱅크는 지난 1월 고객 수 900만명에 이르렀다. 지난해 한 해 동안만 300만명(지난해 1분기 607만명)을 끌어모은 것이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카카오뱅크의 10대(8%)와 50대 이상(24%) 비중이 가장 높다. 토스뱅크와 케이뱅크는 각각 5%·23%와 2%·21%다. 카카오뱅크는 “청소년 고객 전용 서비스 mini와 여신 플랫폼 서비스 확대, 모임 통장 인기에 힘입어 10대와 40대 이상 중장년층 고객 유입이 늘었다”고 밝혔다.
카카오뱅크가 고객을 끌어당기는 힘은 경쟁력 있는 금리의 여신 상품을 제공하고 신규 서비스 등을 지속적으로 출시하는 데 있다. 인터넷은행은 시중은행과 비교해 조달 비용이 낮다. 특히 카카오뱅크의 경우 지난해 4분기 저원가성(금리 연 0.1%대) 예금 비중이 55.3%로 은행권 평균 38.7%에 비해 약 17%포인트 높다. 고객에게 적은 이자를 주는 예금이 많으면 예대금리차(예금금리와 대출금리 간 차이)가 커져 더 많은 이자를 벌 수 있다. 이 비중이 클수록 수익성이 좋아지고, 그만큼 낮은 금리의 대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지난달 시작한 주택담보대출 갈아타기 서비스에서도 저금리 상품을 내놓을 수 있었던 이유다. ‘한 달 적금’의 경우도 25일 만에 가입자 수 100만명을 돌파하는 등 꾸준히 저금리 신규 상품을 내놓으며 고객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이외에도 ‘국민 메신저’로 불리는 카카오톡과 관련 캐릭터들을 통해 고객들이 친숙함을 느껴 이용 편의성에 대한 만족을 느끼는 점도 작용한다.
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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