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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지대 빅텐트 '삐걱'…야권 신당, 왜 갈라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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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미래' 공동 창당…이원욱·조응천 이탈
야권 신당 先통합·주도권 신경전 등 원인 거론
"통합 의지 그대로"…이낙연 "대의 실현하자"

신당 세력의 주도권 다툼으로 '빅텐트'에 차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에서 탈당한 '미래대연합'과 '새로운미래'가 공동 창당에 나섰지만, 이원욱·조응천 의원이 막판 이탈하면서다. 진영 논리를 깨지 못하고 민주당 계열끼리 세를 불리는 건 통합 의의를 살리기 어렵다는 판단과 함께 일방적 통합에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원욱 의원은 5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새로운미래 공동 창당 불참 이유'를 묻는 말에 "당명부터 당헌·당규까지 사실상 흡수통합"이라고 답했다. 현역 의석을 보유한 미래대연합은 원내 정당을 어떻게 꾸릴 것인지를 두고 당헌·당규를 준비해왔지만, 이낙연 전 대표의 새로운미래 측과 실무적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비이재명계 모임인 '원칙과 상식' 이원욱(왼쪽부터), 조응천, 김종민 의원이 10일 국회에서 열린 탈당 기자회견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더불어민주당 비이재명계 모임인 '원칙과 상식' 이원욱(왼쪽부터), 조응천, 김종민 의원이 10일 국회에서 열린 탈당 기자회견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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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에서 탈당한 이원욱·조응천·김종민 의원이 꾸린 미래대연합과 이낙연 전 대표가 이끄는 새로운미래는 전날 오후 2시께 공동 창당식을 열고 통합에 나섰다. 그러나 이원욱·조응천 의원은 행사가 시작된 뒤 입장문을 통해 "통합의 원칙은 수평적 통합인데, 새로운미래와의 통합을 추진하는 데 있어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며 이탈했다. 두 의원은 낮 12시께 불참 결론을 내린 뒤 오후 1시부터 미래대연합 소속 인사들을 상대로 이런 의사를 전했다고 한다.


이원욱 의원은 '비전과 가치'의 문제도 이탈 이유로 언급했다. 그는 "빅텐트를 치더라도, 예컨대 이념과 가치에 관한 '5대 강령' 등을 만들어 여기에 동의하는 사람들만 함께 한다거나 그런 모습을 보여줬어야 했다"며 "정치공학적 요소로, 누구와 먼저 논의할까 하는 이런 지리멸렬한 논쟁의 시간을 갖게 된 것"이라고 그간의 고민을 설명했다.


이 의원은 '개혁신당'을 포함한 모든 신당과의 통합 논의에 열린 입장이라면서도, '새로운미래' 합류 가능성을 묻는 말엔 "그럴 것 같으면 (전날) 들어갔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조응천 의원과는 끝까지 철저히 함께 가기로 했다"며 "조 의원과 일단 밖에서 '대통합 빅텐트'를 어떻게 만들어 나갈 것인지 고민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통합' 코앞에서 이탈…이견 좁히지 못한 이유
더불어민주당 비이재명계 모임인 '원칙과 상식' 조응천(왼쪽부터), 이원욱, 김종민 의원이 10일 국회에서 열린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더불어민주당 비이재명계 모임인 '원칙과 상식' 조응천(왼쪽부터), 이원욱, 김종민 의원이 10일 국회에서 열린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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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두 의원은 민주당 계열끼리 먼저 '중텐트'를 치는 점을 껄끄러워 한 것으로 전해졌다. 개혁신당과의 선(先) 통합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양극화 정치를 타파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만큼 진영의 틀부터 깨야 한다는 논리다. 야권 신당끼리 먼저 세를 합치면 유권자에게 '제2의 민주당'이라는 인식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미래대연합 관계자는 이날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통합으로 가는 경로나 방식에 여러 선택지가 있을 텐데, 여기서 의견 차이가 컸다"고 했다.


또 이낙연 전 대표가 전면에서 통합 논의를 주도하는 모습으로 비치는 것에도 불만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기호 3번'을 받는 데 영향력을 가진 건 현역 3석을 확보한 미래대연합이다. 그러나 새로운미래 측에서 이 전 대표를 앞세워 주도권을 잡으려고 하자 반발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양측은 지난달 28일 통합을 결정하면서도, 지도부 구성 등에 합의하지 못했다.


이 밖에도 표면적인 이유로 당명, 당헌·당규를 둘러싼 잡음이 있었다. 이원욱·조응천 의원은 임시 당명으로 정한 '개혁미래당'을 더 선호했지만, 새로운미래 측에서는 지지층 설문 결과를 바탕으로 '새로운미래'를 밀어붙였다고 한다. 당헌·당규마저 같은 수순으로 새로운미래의 것이 반영될 가능성이 커지자, 두 의원은 이를 계기 삼아 이탈을 결단한 것으로 보인다.


김종민 새로운미래 공동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책임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김종민 새로운미래 공동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책임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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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당권을 놓고 주도권 싸움을 벌인 셈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제3지대는 개혁신당(이준석·양향자)과 새로운미래(이낙연·김종민), 새로운선택(금태섭·류호정), 이원욱·조응천 의원까지 다시 네 갈래로 찢어졌다. 같은 뿌리를 둔 신당끼리 '중텐트'를 치는 단계부터 파열음이 나온 만큼 보수-진보 진영을 넘어서야 하는 '빅텐트'로 가기에는 난항이 예상된다.


이원욱·조응천 의원 측 관계자는 "두 의원 모두 '통합'의 필요성과 그에 대한 의지는 그대로다"라며 "큰 목표로 나아가는 작은 과정 중 하나로 봐달라"고 통합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낙연 전 대표도 이날 새로운미래 공동대표로서 주재한 첫 책임위원회의에서 "작은 욕심을 버리고 대의를 실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김종민 새로운미래 공동대표는 "이낙연 대표가 주도권이나 공천권을 주장했다는 건 가짜뉴스"라며 "이원욱·조응천 의원과 함께 오늘부터 바로 대화를 시작할 것이고, 다시 함께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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