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9시면 잠드는 美 Z세대…"건강 챙기고 돈도 아끼고"

18~34세 취침 빨라지고 수면시간 길어져
WSJ “외식·유흥산업도 이런 영향 받는다”

최근 미국에서 건강을 생각해 일찍 잠자리에 들고 오랜 시간 수면을 취하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일(현지시간)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18세부터 35세까지의 젊은이들은 밤늦게까지 놀기보다는 건강을 위해 일찍 잠자리에 드는 것을 선택한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침대 제조업체 슬립넘버가 구매 고객 200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18~34세 고객의 평균 취침 시간은 밤 10시 6분이었다. 이는 작년 1월의 밤 10시 18분보다 12분 이른 시간이다.

오클라호마주 털사에 사는 매들린 서그(25)는 “밤 9시에 잠자리에 드는 생활에 적응했다”며 “일찍 잠드니 야식과 술값에 들어가던 비용 수백달러를 아낄 수 있다”고 말했다.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학생 에마 크래프트(19)도 “매일 밤 9시 30분 이전에 잠이 들기 위해 노력한다”며 “밤 9시 이후로 내게 좋은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전했다.

취침 시간이 빨리질 뿐만 아니라 수면시간도 점점 길어지고 있다. 미국 부동산 정보 제공업체 렌트카페의 조사에 따르면 2022년 미국 내 20대 청년들의 평균 하루 수면시간이 9시간 28분이었다. 이는 2010년 20대의 8시간 47분보다 8% 증가한 것이다. 같은 기간 30대와 40대의 하루 평균 수면시간 증가는 20대보다 적었다.

한편 WSJ는 외식과 유흥산업도 이런 영향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식당 평점 사이트 옐프에서 현재 오후 6시부터 자정 사이의 예약 건수 비중은 줄어든 반면 오후 4~6시대 식당 예약 건수 비중은 31%로 2017년의 19%보다 높아졌다.

뉴욕 이스트 빌리지에 있는 주점 ‘조이페이스’는 오후 5시에 시작하는 ‘마티네’(평일 낮에 이뤄지는 공연) 행사를 작년에 네 차례 개최했다. 작년 12월 31일에 열린 마티네에서는 참가자들이 자정 대신 오후 8시에 새해맞이 카운트다운을 했는데, 이날 행사는 대기자만 200명일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의 수면 장애 담당 전문의인 존 윙클먼은 “사람들이 수면에 대해 조금 과민해진 것 같다”면서 “새벽 3시 전에 일어나야 하지 않는 한 일찍 잠자리에 드는 것에 본질적인 이점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그는 “일관된 취침과 수면 시간을 유지하는 것은 분명히 장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여러 연구를 종합하면 적정 수면 시간, 건강에 유익한 수면 시간은 대략 7시간 전후로 알려져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적정 수면 시간을 정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7시간에서 8시간 사이를 적정 수면 시간으로 권장하고 있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