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장로의 두 얼굴…16년간 헌금 4억 횡령

업무상횡령죄로 1심 이어 항소심도 징역 2년 실형

2000년부터 2016년까지 16년간 교회 헌금과 수입금 등 4억원이 넘는 교회 재산을 빼돌린 70대 장로가 2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춘천지법 형사1부(심현근 부장판사)는 업무상횡령 혐의로 기소된 A(73)씨가 낸 항소를 기각하고,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고 4일 밝혔다.

강원도 내 한 교회 장로를 맡은 A씨는 2000년부터 2016년 11월까지 교회 헌금 등 수입금을 업무상 보관하던 중 68회에 걸쳐 1억 2322만 원을 자신의 계좌로 이체하거나 현금으로 인출해 빼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교회 자금 관리와 재정 업무를 담당하며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출처=픽사베이]

공소장에는 A씨가 헌금 등 현금수입 일부를 교회 재정용 계좌에 입금 전 빼낸 뒤 사용하고 자신의 아내 명의의 계좌로 이체 또는 인출한 뒤 생활비와 모친 병원, 채무 변제 등을 위해 쓰는 등 총 4억 2000만원을 횡령한 사실이 담겼다.

그는 1심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당시 법원은 "범행을 인정하고 2억5000만원을 교회에 반환하고 남은 채무 잔존액 2억1700만원 및 지연손해금을 확정한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다.

이후 A씨는 항소심에서 일부 횡령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그 금액은 적다고 항변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또 일부 금액은 횡령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원심에서 이 사건 범행의 피해 금액을 모두 자백하였다가 당심에 이르러 이를 다투고 있는데 이러한 주장 번복이 납득되거나 변경된 주장을 수긍할 만한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며 "피고인이 드는 사정을 모두 고려하더라도 원심의 형이 지나치게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