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로 항해하는 K조선]
이호기 조선해양연구소 친환경연구센터장
"친환경 대체연료 관련 규제 일원화 필요"
삼성중공업이 이달부터 거제조선소에서 암모니아 추진선에 적용할 독자적인 연료공급 시스템의 실증작업에 착수한다. 암모니아는 선박이 배출하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가장 주목받는 무탄소 에너지원으로 꼽힌다. 암모니아 액화 온도는 영하 33도로 수소(영하 253도)보다 높을 뿐만 아니라 저장 밀도도 높아 대규모 장거리 운반에 적합하다.
다만 독성을 갖고 있어 안전한 관리가 중요하다. 암모니아 추진선 연료공급 시스템 실증이 필요한 이유다. 1300㎡(약 380평) 부지에 들어설 실증설비는 암모니아 연료공급과 재액화 시스템은 물론 대기오염 방지 및 세정시설 등 안전 설비까지 갖췄다.
이호기 삼성중공업 조선해양연구소 친환경연구센터장(상무)은 지난달 23일 삼성중공업 판교R&D센터에서 아시아경제와 가진 인터뷰에서 "한마디로 선박에 적용하는 설비를 그대로 육상에서 먼저 구현하는 개념"이라며 "그동안에 없던 설비다 보니 건설 작업부터 일일이 직접 확인하느라 판교와 거제조선소를 숱하게 오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증을 통해 독자 개발한 핵심 시스템의 성능과 안전성을 검증하게 되면 제품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면서 "앞으로 국내 기자재 업체와 함께 부품 국산화도 진행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 센터장은 연료공급 시스템 실증이 향후 고객 확보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제해사기구(IMO)가 환경규제를 강화하고 있어 LNG나 메탄올에 이어 암모니아, 수소, 원자력을 에너지원으로 하는 친환경 대체 연료 선박으로 패러다임이 전환하고 있다"면서 "선가가 비싸더라도 환경규제를 만족하는 친환경 선박을 선호하는 선주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 센터장은 "친환경 선박의 핵심 요소는 배출가스 감소량, 에너지 효율, 연료 수급(벙커링) 등 인프라, 기술 성숙도"라면서 "일부 선주는 기존 선박을 친환경 연료추진 선박으로 개조하는 발주하기도 하는데, 배출가스 저감과 같은 성능 외에 해상의 특수성을 고려해 안전성, 내구성 등에 대한 높은 신뢰도와 품질기준을 요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센터장은 기술 개발 후 실증 과정에서 중복되는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연료공급 시설이다 보니 선급의 해상 규제는 물론 고압가스안전법, 화학물질관리법 등 육상 규제를 모두 만족해야 하는데 별개 승인을 받아야 한다"며 "규제 특례 승인이 필요하나 승인 과정이 늦어지면 신기술 개발이나 실증 진행이 원활하지 못할 수도 있는 만큼 친환경 대체 연료 관련 규제를 통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중공업은 차세대 선박 연구개발(R&D)을 3개 축으로 진행하고 있다. 대전 대덕연구단지 선박해양연구센터는 선박의 성능 기술을 연구하고 있으며, 지난해 신설한 부산 R&D센터는 해양플랜트 사업의 설계·엔지니어링 기능을 중점적으로 수행한다. 본사인 판교 R&D센터에 자리한 친환경연구센터는 암모니아 연료공급 시스템, 액화천연가스(LNG) 가치사슬, 액화수소 추진선, 탄소 저감 등 친환경 에너지 연구를 책임진다.
이 센터장은 "암모니아나 수소와 같은 차세대 연료부터 탄소포집활용(CCU) 분야와 연료전지와 해양플랜트에 활용하는 원자력발전까지 다양한 분야를 연구하고 있다"며 "기존 연료의 화재나 폭발 위험성은 물론, 암모니아로 인한 독성 위험에 이르기까지 안전 환경 분야도 중점 연구 분야"라고 소개했다.
삼성중공업은 2025년 이후 수소 연료공급 실증설비도 구축할 계획이다. 또 원자력 추진선은 한국원자력연구원과 공동연구 진행 중이다. 소형 용융염 원자로를 개발하고 이를 조선·해양 제품에 적용하는 방안이며. 덴마크 시보르그사와 부유식 원자력 발전 설비도 개발하고 있다.
중국과 친환경 연료 기술 격차는 더 벌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중국과 LNG선 기술력 차이는 여전히 있다"면서 "중국은 LNG선이 가다가 멈추는 사고가 발생했고, 암모니아 선박은 유럽 엔지니어링 업체와 함께 제작하고 있어 아직 우리 기술력이 우위에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판교=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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