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사법농단'의 정점으로 지목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1심 무죄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판5부(부장검사 유민종)는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에게 무죄를 선고한 1심 판결에 대해 전날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1부(부장판사 이종민 임정택 민소영)는 지난달 26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47개 범죄 혐의로 기소된 양 전 대법원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사법행정을 담당하는 법원행정처장 출신으로 양 전 원장의 일부 혐의에 공모한 혐의를 받아 함께 기소된 박 전 대법관과 고 전 대법관에게도 무죄가 선고됐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9월 양 전 대법원장에게 징역 7년, 박 전 대법관 징역 5년, 고 전 대법관 징역 4년을 각각 구형했다.
이날 검찰은 "사법행정권의 범위와 재판의 독립 및 일반적 직권남용, 권한유월형 직권남용의 법리에 관해 1심 법원과 견해차가 크고, 관련 사건의 기존 법원 판단과도 상이한 점이 있다"라며 "사실인정 및 법령해석의 통일을 기하고 이를 바로잡기 위해 항소한다"고 밝혔다.
이어 "1심 판결에 이르기까지 장기간 사실관계에 관한 심리가 이뤄진 만큼, 항소심에서는 직권남용 및 공모공동정범의 법리를 중심으로 신속한 재판이 진행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양 전 원장에 대한 기소 시점부터 1심 판결이 나오기까지 무려 4년 11개월이 걸렸다. 이번 검찰의 항소로 초유의 '사법농단' 사태는 2심, 나아가 결국 대법원의 판단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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