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산 지역 출마를 선언한 무소속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가 국민의힘 로고를 찍은 홍보물로 선거유세를 하다가 적발돼 선거법 위반 논란이 일고 있다. 최 전 부총리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국민의힘에서 출당 조처된 이후 복당되지 못했다.
4·10 총선 경북 경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를 선언한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의 선거 홍보물이 지난 22일 오후 국민의힘 로고가 찍힌 채 페이스북에 게재됐다가 선거관리위원회의 제재를 받고 삭제됐다. [사진=페이스북 화면 캡처]
30일 아시아경제의 취재를 종합하면 페이스북에는 지난 22일 오후 3시께 국민의힘 정당 로고가 왼쪽에 찍힌 총선 선거 홍보물이 “경산에서 원하다. 최경환을 픽하다. 여론조사 전화 꼭 받아주세요”라는 문구와 함께 올라왔다. 온라인에 게재된 홍보물은 최 전 부총리 측의 지지자들과 유권자들에 의해 복사하기, 캡처하기 등으로 페이스북이나 밴드를 통해 빠르게 퍼져나갔고, 이후에도 2~3일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 지속해서 노출됐다.
국민의힘 당적이 없는 최 전 부총리가 국민의힘 소속인 것처럼 사칭해 선거유세를 하고 있다는 고발이 잇따르자 선거관리위원회는 국민의힘 경북도당에 관련 내용을 확인한 후 최 전 부총리 캠프 측에 홍보물 삭제를 요청했다. 현재 해당 홍보물은 삭제된 상태다.
현행 선거법상 최 전 부총리가 당선의 목적을 갖고 국민의힘 소속인 것처럼 홍보물을 만들어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면 선거법 위반에 해당한다. 선관위는 최 전 부총리가 국민의힘 소속이 아닌 것을 알면서도 고의로 홍보물에 국민의힘 로고가 들어가도록 해 허위사실을 공표한 것인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국민의힘 경산당원협의회도 이를 선거법 위반 혐의가 있다고 보고 경찰 고발을 검토 중이다.
최 전 부총리 측은 문제의 홍보 게시물이 본인이 직접 만든 게 아니라 20년 이상 국민의힘 당원이었던 캠프 관계자들의 단순한 실수라는 입장이다. 해당 관계자들이 평소 친분이 있는 한 국민의힘 의원의 선거 홍보 게시물 시안을 받아서 그대로 업체에 맡겨 만드는 과정에서 벌어진 단순한 해프닝이라는 설명이다.
경북 경산은 최 전 부총리가 국민의힘 타이틀을 달고 17대부터 20대까지 내리 4선을 한 곳이다. 최 전 부총리 입장에서는 당선에 대한 의지가 강할 수밖에 없는 지역이다. 최 전 부총리는 경산 출마를 위해 지난해 11월 전입 신고를 한 뒤 후보 사무실을 내고 각종 지역 행사에 참석해왔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유권자들에게 혼란을 주는 행위일 수 있고, 지지자들 입장에서는 신뢰를 잃는 꼴”이라며 "선관위에서 이번 건을 단순한 '주의'나 '경고' 정도에 그치는 선례로 남긴다면 선거 당선을 위해 실수를 가장한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일과 같은 비슷한 일들이 또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문혜원 기자 hmoon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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