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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단녀 걱정 마세요" 육아퇴직시 재채용…난임휴직으로 아이 낳은 사례도[K인구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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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KB국민은행
재채용 조건부 육아퇴직 제도
숙련 인재확보 원직급 복귀
경력단절 불안감 싹 날려줘

편집자주대한민국 인구 문제 해결의 실마리는 기업에 있다. 남녀 구분 없이 일로 평가하는 기업 내 분위기와 가정 친화적인 문화가 곧 K인구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핵심이기 때문이다. 저출산엔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지만, 적어도 일터에서의 부담감이 걸림돌이 돼 아이 낳기를 주저하는 일은 없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시아경제는 가족친화 정책을 선도하는 기업을 찾아가 제도가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었던 지점을 짚고, 현실적인 여건이 따라주지 못하는 기업과는 다각도에서 함께 방법을 찾아볼 예정이다. 이를 통해 기업부터 변하도록 독려하고, 이를 가능하게 하기 위한 정부의 역할도 분석한다. 금전적 지원보다 심리적 부채감을 줄여주는 회사의 문화와 분위기가 핵심이라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다양한 측면에서의 대안을 제시한다.

"경단녀 걱정 마세요" 육아퇴직시 재채용…난임휴직으로 아이 낳은 사례도[K인구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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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 차 직장인 정해신 KB국민은행 차장(41·여)은 5살짜리 아들을 돌봐줄 사람이 없어 이달 재채용을 조건으로 ‘육아퇴직’을 했다. KB국민은행은 육아휴직 2년을 포함해 5년간의 육아 기간을 보장하는 '재채용 조건부 육아퇴직 제도'를 지난해 마련했다. 육아휴직을 사용한 직원을 대상으로 퇴직 시 3년 후 재채용 기회를 부여하는 제도다. 별도 채용 과정 없이 다시 KB국민은행에 채용되며, 재채용 시 퇴직 직전 직급으로 복귀한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정씨처럼 재채용 조건부 육아퇴직 제도를 신청한 사람은 45명에 달한다.


아들을 위해 퇴사까지 결심했던 정씨는 이 제도가 생기면서 육아에 전념할 시간을 얻고, 경력단절에 대한 두려움도 해결했다. 정씨는 "대학교를 졸업하고 입행해 15년 넘게 한 길만 걸었는데, 회사를 그만두게 되면 다른 곳에 재취업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됐던 것도 사실"이라며 "3년 동안 아이에게 최선을 다할 수 있고, 경력단절에 대한 불안감도 사라지게 됐다"고 밝혔다.

"경단녀 걱정 마세요" 육아퇴직시 재채용…난임휴직으로 아이 낳은 사례도[K인구전략] 원본보기 아이콘


KB국민은행이 이 같은 제도를 도입한 건 인재 확보를 위해서다. 은행권은 다른 은행으로 이직이 쉽지 않고, 숙련 인력이 되기까지 몇 년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조호진 KB국민은행 HR부 부장은 "우수한 인재들인데 육아로 인해 퇴직해야 한다면 회사 차원에서도 아까운 일"이라며 "신입 행원을 뽑아서 이들이 숙련 인재가 되려면 몇 년이나 걸리지만, 재채용 인재들은 했던 일을 잠시 쉰 것이기 때문에 복귀했을 때 훨씬 적응 속도가 빠르다"고 설명했다.


KB국민은행은 난임에 대한 지원책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난임 휴직이 1년간 가능하다. 난임부부의 경우 출산에 대한 의지가 있는 만큼, 출산율 제고를 위해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고 있는 영역이다. KB국민은행 과장으로 일하고 있는 최희주씨(37)의 경우 지난해 1월, 난임 휴직 덕에 결혼 5년 만에 그토록 기다리던 아이를 낳았다. 자연 임신이 힘들었던 최씨는 시험관 시술을 시작하면서 휴가만으로는 일정을 소화하기가 버거운 상황이었다. 최씨는 "2~3일에 한 번씩 병원에 계속 방문해야 했고, 방문 날짜도 배란 주기에 따라 갑자기 정해졌기 때문에 업무와 병행하기가 쉽지 않았다"며 "난임 휴직 기간에 아이를 갖는 것에만 마음 편히 집중할 수 있어 도움이 됐고, 불안도가 낮아지자 난임휴직 2개월 만에 아이가 생겼다"고 말했다.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깊은 고민이 담겨 있는 제도를 도입한 배경에 대해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은 "기업이 변해야 한다는 위기의식을 가지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자, 업계 최초로 '재채용 조건부 육아퇴직'을 도입했고, 다양한 복지제도를 운영하고 있다"며 "경력 단절에 대한 우려를 해소해 직원의 출산을 장려하고, 우수한 인재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기회를 제공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K인구전략-양성평등이 답이다'
김유리·이현주·정현진·부애리·공병선·박준이·송승섭 기자, 김필수 경제금융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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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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