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집에 던진 기저귀에 적힌 아내의 메모…경찰에 체포된 남편

지나가던 이웃이 메모 발견해 경찰 신고해
피의자는 마약 범죄에도 연루된 것으로 보여

멕시코에서 기저귀 안에 남긴 메모 덕분에 파트너에게 학대 피해를 보던 임신부가 위기에서 탈출할 수 있었다.

기저귀. 사진은 기사의 직접적인 내용과 관련 없음. [이미지출처=픽사베이]

28일(현지시간) 엘데바테와 엘솔데시날로아 등 현지 언론은 전날 시날로아주(州) 알투라스델수르 마을의 한 가정집 뒷마당에 기저귀가 떨어져 있는 것을 집주인이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이 기저귀는 사용감이 없어 쓰레기로는 보이지 않았다. 이를 수상하게 여긴 집주인이 기저귀를 살펴보던 중 기저귀 안쪽에서 "현재 임신 중인데, 파트너에게 학대받고 있으니 경찰에 신고해 달라"는 내용의 메모를 확인했다. 또 쪽지를 쓴 것으로 추정되는 이의 이름과 주소도 함께 적혀있었다.

집주인은 곧바로 경찰에 관련 내용을 신고했다. 경찰은 해당 주소지에서 남편에게 지속해서 학대당해 온 임신부를 발견했으며, 즉시 남편을 체포해 구금했다고 밝혔다. 피의자는 마약 범죄에도 연루된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자는 남편의 학대에 지친 상태였다. 그는 이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이날 이른 아침 메모와 함께 기저귀를 뒷집에 던져 도움을 요청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직접 경찰에 신고 전화를 하기 어려운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 같은 기지를 발휘해 이웃에게 도움을 청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피의자인 남성은 약물에 취한 채 피해자에게 폭력을 행사한 혐의가 있다"라며 "피해자는 안전한 곳에 머물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 사건은 멕시코에 만연한 가정 폭력 사례 중 하나다. 앞서 멕시코 통계청(INEGI)에서 2022년 발표한 '가족 관계 전국 역학조사' 자료를 보면 2021년 시행한 15세 이상 멕시코 여성 대상 설문에서 살면서 각종 폭력을 경험한 적 있는지 묻는 말에 70.1%가 "그렇다"라고 답했다. 시날로아주의 경우 그 수치는 66.2%로 전국 평균보다는 조금 낮았다.

폭력 가해자로는 ▲커뮤니티 구성원 45.6% ▲배우자와 파트너 중 가장 친밀한 가족 39.9% ▲동급생 등 학교 내 구성원 32.3% ▲직장 동료 27.9% 순으로 나타났다.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