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前 전 대법원장, 취재진 피해 법정 출석… 범죄 혐의 47개 달해
‘사법농단 의혹’ 관련 혐의로 재판을 받아온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 대한 1심 선고가 시작됐다. 1심 선고는 양 전 대법원장이 기소된 지 4년 11개월 만이다. 검찰이 기소한 범죄사실만 40여개에 달해 선고가 나오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1부(부장판사 이종민 임정택 민소영)는 26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양 전 대법원장과 양승태 사법부 시절 법원행정처장을 지낸 박병대, 고영한 전 대법관에 대한 선고를 진행하고 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취재진이 기다리던 출입구가 아닌 다른 출입구를 통해 재판 시작 30분 전인 오후 1시30분께 법원에 출석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9월 열린 결심공판에서 양 전 대법원장에게 징역 7년을 구형했다. 박 전 대법관과 고 전 대법관에게는 각각 징역 5년과 4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2019년 2월 양 전 대법원장을 재판에 넘기면서 A4용지 296쪽에 이르는 공소장에 47개에 달하는 범죄 혐의를 담았다.
검찰에 따르면 양 전 대법원장은 상고법원을 도입하는 데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 도움을 받고자 일제 강제징용 재상고 사건,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사건, 옛 통합진보당 의원 지위 확인 소송 등 재판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다.
양 전 대법원장은 이른바 ‘사법부 블랙리스트’를 작성해 사법행정에 비판적인 판사들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준 혐의도 받는다. 또 양 전 대법원장은 헌법재판소 내부기밀을 빼내 헌법재판소와의 위상 경쟁에 활용한 혐의도 받는다.
아울러 양 전 대법원장은 ‘정운호 게이트’ 관련 수사가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해 수사 기밀을 수집하고, 영장 재판에 개입한 혐의와 상고법원 도입에 반대하는 대한변호사협회장 등을 압박한 혐의도 받는다. 이 밖에도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이 공보관실 운영비로 비자금 3억5000만원을 조성했다고 판단했다.
박 전 대법관이 받는 혐의는 33개로 대부분 양 전 대법원장 혐의사실과 겹친다. 각종 재판 개입에 개입하고 사법부 블랙리스트 작성과 실행에 가담한 혐의 등이다. 박 전 대법관은 후배 부탁을 받고 형사사법정보시스템에 접속해 사건 진행 상황을 여러 차례 무단 열람한 혐의도 받는다. 박 전 대법관 후임 법원행정처장인 고 전 대법관은 사법부 블랙리스트와 영장 재판 개입, 판사 비위 은폐 등 18개 범죄사실에 공모한 혐의를 받는다.
허경준 기자 kju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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