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 후 부채비율 90%→157%
이수엑사켐 부채 대부분 넘겨
김상범 회장 지배력 강화
부채 부담도 현저히 줄어
이스케 재무구조는 악화될듯
이수스페셜티케미컬 이 김상범 이수그룹 회장의 개인회사인 이수엑사켐의 사업 부문을 흡수합병한다. 합병 시 이수엑사켐은 부채 대부분을 이수 스페셜티 케미컬에 넘긴다. 이에 김상범 회장은 개인회사 이수엑사켐의 부채 부담을 현저히 줄이고 계열사인 이수 스페셜티 케미컬 지배력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이수스페셜티케미컬의 재무구조는 악화할 전망이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수스페셜티케미컬은 24일 이수엑사켐의 정밀화학 등 사업 부문을 인적분할해 흡수합병한다고 공시했다. 이수엑사켐 분할 신설 법인을 인수하고 기존 이수엑사켐 주주에게 이수스페셜티케미컬 신주를 발행해 나눠주는 방식이다.
이수스페셜티케미컬은 정밀화학 및 전고체 전지 소재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이다. 최대주주는 (주)이수다. 이번에 분할되는 이수엑사켐은 이수그룹의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기업이다. 김상범 이수그룹 회장이 100% 최대주주다. 김상범 회장은 이 회사를 통해 (주)이수 지분 73.44%를 보유하고 있다.
이수엑사켐은 이수화학과 이수스페셜티케미컬 등으로부터 석유화학 및 정밀화학 제품을 매입해 판매하는 유통 회사다. 2022년 기준 매출액 3699억원, 영업이익 230억원을 기록했다. 자산 1651억원, 부채 941억원, 자본 710억원 규모의 기업이다.
이수엑사켐은 이번 인적분할로 사업 부문 모두를 떼어내고 (주)이수 지분만 보유한 지주회사가 된다. 인적분할은 회사와 기존 주주의 주식을 비중에 따라 나누는 방식의 분할이다. 이수엑사켐이 존속 법인과 신설 법인으로 나뉘지만 두 회사의 100% 주주는 모두 김상범 회장이다.
이번 분할에서 기존 이수엑사켐의 부채 대부분은 분할 신설 법인이 가져간다. 분할 신설 법인의 자산은 795억원으로 이 중 부채가 766억원, 자본은 29억원이다.
이수스페셜티케미컬은 분할 신설 법인 가치를 약 708억원으로 평가했다. 현재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순자산가치를 12억원으로, 앞으로 벌어들일 수익가치를 1172억원으로 추정한 후 가중평균으로 전체 가치를 산출했다.
이에 김상범 회장은 708억원 규모의 이수스페셜티케미컬 신주 44만1824주(7.3%)를 새로 받는다. 특수관계자 등을 포함한 전체 지분율도 기존 30.36%에서 합병 후 35.46%로 상승한다. 회사에 대한 지배력이 강화되는 구조다.
다만 이수스페셜티케미컬은 이수엑사켐의 부채를 떠안는 만큼 재무구조가 악화된다. 이수스페셜티케미컬의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은 90% 수준이었는데, 합병 후 157%로 상승할 전망이다. 반면 부채를 떼어낸 이수엑사켐의 부채비율은 132%에서 25%로 급격히 낮아진다.
아울러 내부거래 제거로 인해 매출도 표면에 드러난 만큼 증가하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3분기까지 이수스페셜티케미컬의 누적 매출액은 847억원이다. 이 중 83%에 해당하는 708억원이 이수엑사켐으로의 매출이다. 이수엑사켐의 분할 신설 법인과 합병하면 매출 대부분이 사라지는 구조다.
그럼에도 합병 비율 산정 시 이 부분은 고려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수스페셜티케미컬의 기업가치는 시가 평균으로 계산됐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이수스페셜티케미컬 관계자는 “상장사의 시가는 내부거래 등 모든 상황이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며 “신주 발행으로 지분 희석이 있을 수 있지만 합병 후 주당순이익(EPS)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주주 이익에 반하는 합병은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합병 발표 후 주가가 오른 것은 시장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합병은 소규모 합병으로, 주주총회 승인은 이사회 승인으로 갈음된다. 오는 2월8일 주주를 확정한 후 2월22일까지 합병 반대 의사를 접수한다. 전체 주식의 20% 이상 주주가 반대할 시 합병이 취소된다. 합병 기일은 4월1일이다.
장효원 기자 specialjh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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