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진엔텍 상장 당일 ‘따따블’
이튿날엔 상한가 기록
5개사 평균 경쟁률 1645대 1
공모주 잡기 더 치열해질 듯
대어급 공모주 재등장 기대
올해 들어 국내 주식시장에 처음으로 입성한 우진엔텍이 상장 당일 '따따블(공모가의 4배)'을 기록한 데다 이튿날에는 상한가를 기록했다. 시중 자금이 기업공개(IPO) 시장으로 몰리는 가운데 우진엔텍 급등으로 공모주를 잡기 위한 청약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수요예측에서 높은 공모가를 확정하는 예비 상장사가 늘면서 대어급 공모주가 2년 만에 다시 등장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을 진행한 우진엔텍·HB인베스트먼트·현대힘스·포스뱅크·이닉스 등 5개사가 끌어모은 청약 증거금은 28조8600억원에 달한다.
4개사 가운데 이닉스는 지난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 동안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주 청약을 진행한 결과 증거금으로 10조4863억원을 접수했다. 현대힘스 공모주 청약에는 증거금으로 9조7800억원이 몰렸다. 상장한 지 이틀 만에 공모가 5300원 대비 420%가량 급등한 우진엔텍은 공모주 청약에서 증거금으로 3조6946억원을 끌어모았다. HB인베스트먼트와 포스뱅크 증거금은 각각 2조5290억원, 2조3592억원으로 집계했다.
5개사 평균 청약 경쟁률은 1645대 1을 기록했다. 연간 기준으로 평균 경쟁률이 높았던 2021년 1173대 1보다 높은 수치다. 지난해 IPO 시장에서 평균 청약 경쟁률은 691대 1을 기록했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6월26일부터 공모주 상장 당일 변동 폭을 확대한 이후 공모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공모주 투자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공모가를 희망범위 상단 이상에서 결정하는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공모가 확정 현황을 보면 희망범위 상단 이상에서 정해진 비중은 약 77%로 2022년 54% 대비 23%포인트 높아졌다. 상단을 초과해서 공모가를 확정한 비중은 50%로 직전 5개년 평균 24%보다 두 배 이상 높아졌다. 공모가를 희망범위 하단 이하에서 정한 비중은 23%로 전년 43% 대비 낮아졌다.
청약을 진행한 5개사와 수요예측을 마치고 청약을 진행 중인 스튜디오삼익을 더한 6개사는 모두 주관사가 제시한 공모가 희망범위 상단을 초과했다. 지난 17일부터 5거래일 동안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한 스튜디오삼익은 공모가를 1만8000원으로 확정했다. 희망범위 1만4500~1만6500원을 웃도는 결과다.
연초부터 IPO 시장으로 자금이 몰리면서 투자은행(IB) 업계는 대어급 공모주가 다시 등장할 것으로 기대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한 2022년 1월 이후로 2년 가까이 IPO 시장에는 대어급이라고 부를 만한 공모주가 없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장할 것으로 예상하는 주요 기업으로는 올해 들어 유가증권 시장 첫 번째 수요예측을 진행하는 에이피알, 청구서 접수 단계에 있는 플랜텍과 HD현대마린솔루션을 꼽는다"며 "서울보증보험, 케이뱅크 등 상장을 철회했던 기업의 재도전도 기대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LG CNS와 SK에코플랜트, NHN커머스, 성림첨단산업, 코스모로보틱스 등도 상장 적기를 고민할 것"이라며 "빗썸코리아, 야나두, 아이지에이웍스, 식신 등 새로운 기술주의 상장도 IPO 시장에 활기를 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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