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비밀번호 뚫려도 안전…애플 ‘도난보호기능’ 출시

iOS 17.3 버전부터 탑재
지문·안면인식 요구…금융·결제정보 보안↑

애플이 아이폰을 도난당해도 개인 정보 유출을 막을 수 있는 기능을 도입했다. 비밀번호가 유출되더라도 생체 ID를 요구함으로써 제삼자가 임의로 비밀번호를 바꿀 수 없게 만든 것이다.

[사진출처=CNBC]

애플은 이 같은 '도난당한 기기 보호'(Stolen Device Protection)기능을 추가한 아이폰 운영체제 iOS 17.3을 공식 배포한다고 22일(현지시간) 밝혔다.

지난해 미국에서 아이폰 분실·도난과 2차 피해가 급증하자 애플이 대책을 마련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해 뉴욕, 시카고, 뉴올리언스, 미니애폴리스 등 미국 주요 도시에서 아이폰을 탈취한 절도범들이 소유주가 설정한 비밀번호를 알아내 계정의 비밀번호를 바꾸는 사례가 빈번했다.

일부 소매치기범들은 아이폰 사용자가 숫자 비밀번호를 누르는 걸 지켜보며 비밀번호를 알아낸 뒤 아이폰을 훔쳐 가는 짓까지 벌였다고 WSJ은 보도했다.

미국 기술전문지 WIRED에 따르면 런던에서는 6분마다 핸드폰 절도사건이 발생하며, 최근 미국 이스트 LA 프리웨이에서는 도난당한 아이폰 40개가 무더기로 발견돼 경찰이 조사에 나선 사건도 있었다.

이에 따라 애플은 새 ‘도난 기기 보호 기능’을 통해 평소 동선과 멀리 떨어진 지역에서 애플 계정 비밀번호 변경을 시도할 경우 '페이스ID'나 '터치ID' 등 생체 인식을 통해서만 바꿀 수 있게 하고, 인식이 실패할 경우 1시간의 지연 시간까지 부여했다.

다만 이용자의 집이나 직장 등 자주 이용하는 장소에서는 지연되지 않으며, 비밀번호로 보호되지 않는 앱과 문자·이메일 등은 여전히 도난에 취약할 수 있다.

해당 도난 보호 기능은 평소 활성화해야 보안 장치가 제대로 작동한다. 한 번 설정하면 보안 조치는 애플 계정 비밀번호 변경뿐 아니라 신규 애플 카드 신청, 콘텐츠 설정 및 삭제, 분실 모드 끄기, 사파리(애플이 개발한 웹 브라우저)에 저장된 결제 수단 사용 등에서도 생체 ID를 쓰도록 보안이 강화된다.

김진영 수습기자 camp@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