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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방산 대해부]②50년 외길 LIG넥스원, 美 로봇업체 인수로 미래 성장동력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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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지 방산에 집중…군비 축소 기조에 취약
로봇 분야에서 미래 성장 동력 확보 집중
증권가, 올해 말 수주잔고 15조 돌파 전망

편집자주가격 경쟁력과 빠른 공급 능력을 갖춘 한국 무기에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미국 대형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올해 유망 투자처로 K-방산주를 지목했다. 골드만삭스는 "전 세계 군수 시장에서 한국 방위산업주가 차지하는 강력한 입지를 감안할 때 방산주는 지정학적 위험을 피할 수 있는 좋은 투자처"라고 소개했다. 앞서 CNN은 "한국이 방위산업의 메이저리거가 됐다"고 했고, 포브스는 "한국이 조용히 세계 최대 무기 공급 국가 중 하나가 됐다"고 언급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생 이후 글로벌 방위산업 환경의 급격한 변화가 이뤄지면서 K-방산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진 것이다. K-방산에 대한 관심은 '반짝 흥행'으로 끝날 것인가, 지속 성장 가능한 경쟁력을 가지는가. K-방산 대표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IG넥스원, 한화시스템의 강점과 약점, 위협과 기회 등을 분석했다.
50년 방위산업 외길 LIG넥스원‥'정밀타격' 미사일 매출 50% 이상

LIG넥스원의 주력은 정밀타격 무기 즉 미사일이다. 2조원이 넘는 이 회사 연간 매출액의 절반 이상이 미사일 부문에서 발생한다. 항공기를 요격하는 미사일(천궁), 항공기뿐 아니라 미사일까지 요격하는 미사일(천궁2), 보병이 들고 다니면서 쏠 수 있는 휴대용 미사일(신궁), 전차 잡는 미사일(현궁), 해안 방어용 미사일(비궁) 등이 있다. 최근에는 전투가 벌어졌을 때 지휘부가 판단할 데이터를 수집하는 통신 시스템 매출 비중도 크게 늘고 있다. 통신 매출은 2021년 전체 매출액의 10% 수준이었는데 2023년 3분기 기준 20%대로 늘어났다. 이 외에도 적군을 탐지하는 역할을 하는 감시정찰, 드론 등 미래 전투 장비 등도 사업으로 하고 있다. 원래는 한국 내에서 무기를 공급하는 내수 중심의 회사였는데 최근 수출 비중이 많이 늘어났다. 2021년 내수 비중 95.5%에서 2023년 3분기 기준 수출 비중 17.5%로 내수와 수출 비중이 크게 조정되고 있다.


LIG넥스원은 미사일이 주력이고 전차나 자주포 공급처가 아니다 보니 재작년부터 이어진 폴란드 방산 수출 수혜를 누리진 못했다. 그간 다른 방산업체에 비해 저평가받아온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중동 및 동남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수출이 늘고 있다. 중동에서는 미사일을, 동남아에서는 통신 장비를 원한다. 지난해 아랍에미리트(UAE)가 LIG넥스원의 미사일 천궁2를 4조원가량 주문하는 등 해외수주가 급격하게 늘었다. 최근 수출 비중이 늘어난 통신 장비 등은 인도네시아 수출로 실적을 내고 있다. 인도, 베트남, 브라질 등 최근 국방비가 급격하게 증가하는 국가들에 수출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최근에는 미군에 공급하는 로봇 방산기업을 인수하면서 새로운 활로가 열렸다.

현대로템은 기차 사업을 하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위성 사업을 하는 등 다른 K-방산 기업들은 방산 외에도 사업 부문을 가지고 있지만, LIG넥스원은 오직 방산에 집중한다. 방산 기술에 집중할 수 있다는 긍정적 측면이 있지만 수출 비중을 크게 늘려놨는데 K-방산의 인기가 시들해지거나, 글로벌 군비 축소 기조에 접어들 경우 다른 사업 부문이 없다는 점은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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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먹거리 숙제 진행 중‥글로벌 M&A 통한 신성장 동력 마련

LIG넥스원은 지난해 말 미국 필라델피아 소재 로봇 개발 및 제조업체인 고스트 로보틱스의 지분 60%를 2억4000만달러(약 3150억원)에 인수했다. 그간 정밀유도 무기와 레이다 등 부품 성격의 제품만 공급해 온 LIG넥스원이 로봇이라는 명확한 플랫폼을 갖게 된 중요한 전환점으로 볼 수 있다. 장남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고스트로보틱스 인수는 두 가지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첫 번째는 로봇 분야에서 미래 성장 동력 확보다. 고스트로보틱스 자체가 경쟁력 있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LIG넥스원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발생 역시 가능하다. 사족보행 로봇에 LIG넥스원의 무기체계를 장착하거나, LIG넥스원의 기술력을 이용해서 로봇의 탐지 능력 및 전술 운용 능력을 향상할 수 있다. 두 번째로 미국 시장 진출을 용이하게 해준다. 미군은 이미 고스트로보틱스의 사족보행 로봇 '비전60'을 도입해 기지 순찰용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번 인수를 통해 LIG넥스원의 미국 무기체계 시장 진출이 가속화될 수 있다.


고스트로보틱스의 대표모델인 비전60은 사족보행 로봇 시장 선도기업 중 하나인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스팟과 비교하면 최고 속도, 런타임, 배터리 용량 측면에서 우위라는 평가를 받는다. 군사적 활용에도 가장 부합하는 사족 보행 로봇으로 알려져 있다. 바위, 모래, 언덕, 얼음, 눈, 계단 등 험로나 장애물 구간에서도 민첩하고 자연스럽게 움직인다. 영하 45도의 혹한과 영상 55도의 폭염에서도 작동한다. 한 대당 가격은 16만5000달러(약 2억1364만원) 수준이며, 여러 기능을 추가하면 5억원 수준까지 가격이 높아진다. 고스트로보틱스의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4000만달러(약 500억원)를 기록했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국내 방산용 다족보행로봇 분야에서 LIG넥스원-고스트로보틱스, 현대로템-레인보우로보틱스 등이 양강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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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에선 올해 말 LIG넥스원 수주잔고가 15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신규수주는 3706억원, 누적 수주잔고는 12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22년 매출 기준으로 보면 5.5년치 일감이다. 2022년 12월 공시한 인도네시아 경찰청 무전기 사업 2건과 2023년 4월에 공시한 인도네시아 헬기 수리부속 사업이 아직 수주잔고에 미반영된 점과 연말 수주가 집중된 점을 감안하면 수주잔고 증가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 해외 비교시험 사업으로 테스트 중인 비궁도 수출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수출 성사 시 미국으로 수출되는 최초의 국산 무기체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지난해 4분기 실적이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증권사 전망치 집계로는 연 매출 2조4000억원, 영업이익 2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2025년 매출 3조원, 영업이익 3000억원을 돌파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이자 발생 부채는 점점 줄어드는 추세다. 2020년 6588억원에서 2022년 3663억원 수준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3.98%에서 8.06%로 증가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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