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
술자리에서 처음 본 남성을 술병으로 폭행한 혐의로 수사를 받은 전직 프로야구 선수 정수근(47) 씨가 이번에는 아내를 폭행한 혐의로 입건됐다. 불과 한달여 만이다.
경기 남양주남부경찰서는 특수폭행 혐의로 정씨를 입건했다고 21일 밝혔다. 정씨는 전날 오전 5시께 자택에서 술에 취해 아내 A(34)씨의 이마를 골프채로 1회 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A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현장에서 정씨를 체포했다. 하지만 정씨는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일단 정씨를 귀가 조처했다. 조만간 다시 불러 사건 경위 등을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별개로 정씨는 지난해 12월 21일 경기도 남양주의 한 주점에서 처음 만난 남성 A씨와 술을 마시다 화를 내며 A씨의 머리를 맥주병으로 두 차례 가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씨는 술을 마시던 중 A씨에게 3차를 제안했다가 A씨가 이를 거절하자 격분해 이 같은 일을 벌였다. 이로 인해 A씨는 머리 부위가 찢어지는 상해를 입었다. 경찰은 해당 사건에 대해서는 수사를 마무리한 뒤 정씨를 불구속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술 때문에 인생 모든 것을 잃어버린 사람" 자평
덕수정보산업고등학교를 졸업한 정수근은 1995년 OB베어스에 입단해 2003년까지 몸담았다. 2004년 롯데자이언츠로 이적한 뒤 2007년에는 KBO 올스타전 MVP를 수상했다.
정씨는 선수 시절에도 폭행 등 음주 관련 물의를 일으켜 여러 차례 구설에 올랐다. 2004년 부산 해운대에서 음주 후 시민에게 야구방망이를 휘둘러 벌금과 무기한 출전금지 징계를 받았으며 이후에도 음주운전 및 음주 관련 사고에 휘말리다 결국 2009년 9월 은퇴를 선언했다. 그는 은퇴 후 야구 해설위원으로도 활동했다.
정씨는 2013년 대리운전 사업을 하기도 했다. 당시 그는 명함에 "저처럼 술 때문에 인생의 모든 것을 잃어버린 사람도 흔치 않을 것"이라며 "제가 가장 좋아하고 잘하는 야구를 그만두게 된 것도, 교통사고가 난 것도 모두 술 때문"이라고 썼다. 이어 "술을 드시더라도 저처럼 실수로 이어지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대리운전을 시작했다"고 밝혀 화제가 됐다.
또 정씨는 무면허 음주운전 혐의로 2022년 8월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그는 2021년 9월27일 오후 10시 50분께 경기 남양주시 내 도로에서 자동차운전면허 없이 혈중알코올농도 0.159% 상태로 약 2㎞를 운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정씨는 2004~2016년 세 차례 음주운전으로 입건돼 벌금형이나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특히 그는 2020년 6월 무면허 음주운전 혐의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고도 같은 종류의 범행을 저질렀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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