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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금 시대]①쟁글 "금도 처음엔 장신구…비트코인 인정받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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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혜 쟁글 리서치센터장 인터뷰
미국 비트코인 현물ETF 승인
반감기로 올해 희소성 더 증대 전망

편집자주지난 10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했다. SEC는 이번 승인을 두고 "비트코인을 지지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입장을 내놓았다. SEC의 입장과 달리 가상자산업계는 SEC의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을 이정표로 본다. 비트코인이 사실상 제도권에 들어왔다는 설명이다.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시장은 얼마나 성장할지 업계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가상자산 대장주인 비트코인 현물을 담는 상장지수펀드(ETF)가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증시에 입성했다. 2013년부터 고배를 마신 가상자산업계가 법정 소송까지 불사하며 일궈낸 승리다. 상장 첫날 하루 거래액은 무려 46억달러(약 6조원)에 달한다. 가상자산업계에선 금융중심지 미국에서의 현물 ETF 승인으로 비로소 '디지털 금 시대'가 도래했다고 평가한다.


김지혜 쟁글 리서치센터장이 18일 서울 강남구 쟁글 본사에서 아시아경제신문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김 센터장은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됐다는 것은 새로운 디지털 시대에 맞는 자산을 인정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김지혜 쟁글 리서치센터장이 18일 서울 강남구 쟁글 본사에서 아시아경제신문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김 센터장은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됐다는 것은 새로운 디지털 시대에 맞는 자산을 인정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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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강남구 쟁글 본사에서 만난 김지혜 쟁글 리서치센터장은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됐다는 것은 새로운 디지털 시대에 맞는 자산을 인정했다는 의미가 있다"며 "금이 처음엔 장신구로 쓰이다가 화폐이자 가치저장 수단으로 인정받은 것처럼 비트코인도 커머더티(상품)로 인정받게 된 것"이라고 짚었다.

김지혜 센터장은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으로 시장 컨센서스(추정치 평균)와 비슷하게 20조원 안팎의 투자자금 유입을 기대한다"며 "시점을 특정할 수 없으나 제도권 편입 효과로 비트코인 가격 역시 전고점을 넘어 신고점을 경신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2021년 11월 역대 최고가인 6만4455달러를 기록한 바 있다. 19일 기준 현재 가격은 4만1000달러 수준이다.


미국 SEC의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으로 인한 시장 변화 전망과 이번 현물 ETF 승인이 왜 중요한지.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됐다는 것은 비트코인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제도권 내 합법적 방법이 승인됐음을 의미한다. 선물 ETF의 경우에는 비트코인 파생상품에 베팅하지만, 현물 ETF는 비트코인에 직접 투자한다. 미국 SEC의 승인은 이를 인정했다는 의미다. 투자자들이 기존 증권 계좌로 투자할 수 있게 돼 유동성이 늘 수 있다. 투자 수단이 열렸다는데 그치는 게 아니라 새 시대에 맞는 자산을 인정했다는 의미도 있다. 금은 처음엔 장신구로 쓰이다가 일부 화폐로 활용됐다. 지금은 가치저장 수단으로 인식된다. 비트코인도 커머더티로서 ETF로 인정받았다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다. 다른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가상자산류)에 대한 해석이 어떻게 나올지가 더 중요하다. 전자상거래를 많이 이용하는 메타버스(가상현실세계)에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대면으로도 만나지만 줌 미팅도 가능하고 재택근무에도 익숙하다. MZ세대는 메신저를 통한 소통을 더 선호하기도 한다. 디지털 시대에 맞는 새로운 자산이 적극적으로 도입돼야 하는 시점에서 현물 ETF 승인은 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출발점이라고 생각한다.


김지혜 쟁글 리서치센터장이 18일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김지혜 쟁글 리서치센터장이 18일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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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물 ETF 승인으로 추가 자금 유입이 늘 것이라며 기관들은 장밋빛 전망을 내놨다. 20조원 전후가 예상되는데 추정 근거는.

▲우리 하우스는 공식적으로 (전망치를) 내지 않지만, 시장에선 캐나다 ETF 현물 사례를 바탕으로 수치를 제시하고 있다. 저희도 시장 컨센서스와 비슷한 20조원 규모를 예상한다. 2021년 해외 투자자문사 드비어그룹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X세대와 밀레니얼 세대로 갈수록 비트코인을 디지털 금으로 인식한다(67%)는 설문조사 답변이 있다. 전체 보유 자산의 1%, 5% 투자할 때 시가총액이 얼마나 될지 계산하자 당시 기준 1조5000억달러, 5%면 7조4000억달러로 추산됐다. 현재 비트코인 시총이 8000억달러 정도기 때문에 고무적이라고 본다.

자금 유입이 늘 경우 가격 상승도 예상되는데, 장단기 추정 가능한가. 과거 투자 붐 때 수준으로 회귀 가능할지.

▲과거 전고점을 넘을지 본다면 당연히 넘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시점은 추정하기 어렵다. 단기로 빠지는 이유는 수급 이슈 때문이다. 트레이딩 측면에서 뉴스가 나오자 매도세가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 유동성이 분배되는 것이다. 이더리움 ETF 승인 가능성으로 관심이 옮겨갔을 것이란 분석도 있지만, 이는 다른 이야기로 보인다. 이더리움은 여전히 증권성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아 (ETF 승인 등이) 이전 비트코인 때보다는 빠르겠지만 여전히 오래 걸릴 것으로 생각한다. 장기 전망 측면에선 제도권 편입 효과를 고려했을 때 신고점을 경신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우스 특성상 정확한 가격 추정치는 내놓지 않고 있다.


가상자산은 '디지털 금' 등으로 표현되기도 하는데 이 같은 견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겐슬러 위원장은 성명에서 비트코인에 대한 부정적 견해를 유지하며 특히 금과 비트코인의 차이를 명확히 구분했다. 실제 금 정도의 파급력이 있다고 보는가.

▲크립토 시장 안에서는 비트코인을 가치저장의 수단으로 보고 있다. 금의 속성 중 가장 중요한 게 희소성과 불변성이다. 비트코인은 두 가지 속성을 모두 갖고 있다. 반감기가 올해 예정돼 있어 희소성은 더 높아질 수 있다. 비트코인 기반의 대체불가토큰(NFT) 민팅(발행) 프로토콜 등 비트코인에 기반해 파생상품을 발행하거나 비트코인에 기댄 다양한 시도들이 늘고 있다는 점에서 디지털 금으로서의 위치는 공고해지고 있다. 겐슬러 위원장은 말 한마디가 갖는 파급력이 세기 때문에 전통 금융권을 대변하는 입장에서 보수적으로 코멘트를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럼에도 결과론적으로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했기 때문에 부정적 견해라기보다 속도 조절 의미가 더 강하다고 생각한다.


SEC가 11개 현물 ETF 상품을 동시에 승인했다. 어떤 상품이 경쟁력 있다고 보는지, 시중의 ETF 상품 중 투자자들은 어느 요인을 중심으로 선택해야 할까.

▲다른 ETF에 투자할 때와 비슷하다고 본다. 운용수수료, 운용순자산(AUM), 거래량과 유동성 측면에서 운용사의 트랙 레코드, 실제 비트코인의 괴리율 등을 봐야 한다. 신청한 운용사들을 보면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운용사기 때문에 크게 이들 간에 차이는 없을 듯하다. 수수료 인하 경쟁도 심하고 특정 기간 무료로 운용하겠다는 프로모션도 많다. B2B와 리테일 모두 마케팅 측면에서 영향을 많이 받을 것으로 보인다. 주거래 계좌와의 연동성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김지혜 쟁글 리서치센터장이 18일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김지혜 쟁글 리서치센터장이 18일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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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가 열리면서 기관 자금 유입이 기대되지만, 접근성이 낮았던 개인투자자들의 접근도 쉬워질 전망이다. 가상자산 직접 투자 경험이 많지 않은 초보 투자자들이 주의해야 할 가상자산 시장만의 특성이 있다면.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분산투자와 포트폴리오 개념으로서 비트코인을 바라봐야 한다는 의미다. 개인투자자 중 금이나 원유 등 특정 자산에 자금 대부분을 투자하는 이른바 '몰빵'식 투자를 하는 분들도 계시다. 비트코인 역시 다양한 수단 중 하나로 접근하시는 것을 추천드리고 싶다. 다만 현재 한국에서는 (현물 ETF 투자가) 승인이 난 것은 아니어서 국내 규제라든지 세제라든지 이런 부분도 잘 살필 필요가 있다.


3위 거래소의 파산, 루나·테라 사태 등은 신뢰를 떨어뜨리는 주범이었다. 업계에선 어떤 자정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더 유의미한 서비스를, 실제로 더 높은 수준의 컴플라이언스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FTX 파산의 경우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리스크 관리 부족이 가장 컸던 것 같다. 쟁글 내부에서도 위험관리 수준에 맞는 제도와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업계 내부에 그치는 게 아니라 전통 산업이나 일반 대중까지 이해시키려면 가상자산이 어떤 활용성이 있는지, 세상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보여줄 수 있는 서비스나 상품을 만들어야 한다. 실제로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건도 이런 사안을 지나오면서도 신청서를 보완하고 또 보완해 이뤄낸 것처럼 말이다. 정부나 제도권에서도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회계감독지침 등을 마련해준 것처럼 민관이 같이 협력해야 만들어나갈 수 있는 시장이라고 생각한다. 쟁글도 작년 말 가상자산에 특화된 전사적자원관리(ERP) 서비스를 베타 서비스 형태로 선보였으며 올 상반기에 공식 출시할 계획이다. 서비스들을 준비하고 있고. 정보 공개 범위를 넓히고 소통 목적에서 관련 리서치를 제공하는 곳도 늘었다.


올해 7월 가상자산 이용자보호법 시행과 금융감독당국의 전담부서 마련 등 관련 시장 제도 정비가 한창이다. 가상자산 시장이 성숙하는 과정에서 업계가 바라는 바가 있다면.

▲시장 성숙을 위해 규제는 필연적으로 거쳐야 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가이드라인이 나왔을 때 최대한 잘 팔로업할 생각이다. 전사적 자원관리(ERP)라든지 기존의 포털 서비스도 활용할 계획이다. 가상자산을 발행하는 재단들 역시 더 큰 성장을 위해 같이 노력해주면 좋겠다. 투자자들 역시 '묻지마식' 투자보다는 정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문화가 자리 잡으면 좋겠다. 가상자산업계에서 규제를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적극적으로 정보를 소비해주셔야 제도가 긍정적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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