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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 두배 ‘겨울방학 돌봄공백’…맞벌이 부부 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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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교실 관련 민원 3년간 45%↑
겨울방학 기간인 1~3월 집중
올해 늘봄학교 시행도 과제 산적

경기 군포시에서 초등학교 1학년생 자녀를 양육하는 맞벌이 부부 이은혜씨(38)는 얼마 전 동네 미술학원을 등록했다. 겨울방학 기간에 학교에서 진행하는 '초등 돌봄교실'에 아이를 맡길 계획이었지만, 최근 40명을 선발하는 추첨 순위 안에 들지 못해 '대기 순번'으로 넘어갔다는 문자를 받았기 때문이다.


학교 측에 대기 상황을 물어봤지만 "될 확률이 거의 없다"는 답만 돌아왔다. 결국 이씨는 일주일에 사흘은 공부방과 미술학원에, 이틀은 친정에 아이를 맡기기로 했다.

이씨는 "겨울방학은 여름방학보다 두 배 정도 길어서 돌봄교실에 신청자가 더 몰린다고 들었다"면서 "아무리 그래도 초등 돌봄교실만 믿고 있었는데, 막상 대기 순번을 받게 되니 눈앞이 깜깜했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 한 초등학교에서 어린이들이 하교하고 있다.[사진=강진형 기자]

서울 서초구 한 초등학교에서 어린이들이 하교하고 있다.[사진=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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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원 적고 자격 까다로워"…겨울 돌봄교실 민원 45%↑

겨울방학이 시작되면서 어린 자녀를 둔 맞벌이 부부들의 '돌봄 공백'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각 교육청에서 맞벌이 부부를 위한 초등 돌봄교실을 운영하고 있지만, 추첨 순위 안에 들지 못해 아예 제도를 이용하지 못하거나 이용하더라도 학기보다 운영 시간이 단축돼 추가로 사교육을 이용해야 하는 이들이 많아지면서다.


국민권익위가 발표한 '최근 3개년 초등학교 돌봄교실 관련 민원'에 따르면 2022년 접수된 초등 돌봄교실 민원은 총 3245건으로 2020년(2228건) 대비 45% 증가했다. 초등 돌봄교실 민원은 2020년 2228건, 2021년 2530건, 2022년 3245건으로 증가 추세다.

월별로 살펴보니, 겨울방학과 신학기가 포함된 1~3월이 총 898건으로 전체의 33.7%를 차지했다. 주된 민원 내용은 '돌봄교실 증설 요청' '돌봄교실 대상자 선정 관련 이의제기' '돌봄교실 운영 개선 요구' 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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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돌봄교실은 조손 및 한부모가정, 맞벌이 부부 등 돌봄이 필요한 가정을 대상으로 정규 학습 시간 이외에 진행되는 돌봄 활동을 말한다. 교육부는 초등 돌봄교실의 운영 시간을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운영 대상을 전 학년(1~6학년)으로 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시·도별, 학교별로 학습 여건이 달라 세부 운영 지침은 학교 측이 자율적으로 정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초등 돌봄교실은 원칙상 학기와 방학 모두 동일하게 운영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면서도 "지역별로 인력·시설 등 상황이 다르다 보니 이를 강제할 수 없고, 운영 시간과 대상·인원 등은 학교의 자율적인 지침에 맡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돌봄이 꼭 필요함에도 제도를 이용하지 못하는 학부모들은 '학원 뺑뺑이'에 의존하는 처지에 놓였다. 시설과 인력 등 여건이 마땅치 않은 학교는 겨울방학 기간에 돌봄교실 운영 시간과 기간을 대폭 단축했기 때문이다. 경남 김해시에서 초등학교 2학년생 자녀를 양육하는 김모씨(42)는 "얼마 전 학교 측에 문의해보니 겨울방학이 두 달인데 돌봄교실 운영 기간은 5주라고 한다"며 "나머지 기간은 어떻게 버텨야 할지 몰라 남편과 함께 피아노 학원을 알아보고 있다"고 토로했다.


초등학교 고학년으로 분류되는 3~6학년은 사실상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한정된 정원으로 인해 혜택 대부분이 돌봄이 필요한 1~2학년생에 돌아가고, 고학년생들에게 추가 순위가 돌아오기 전 마감되기 때문이다.


서울 은평구에서 초등학교 3학년생 자녀를 양육하는 박성호씨(43)는 "담임교사에게 돌봄교실을 문의했는데, 아이가 고학년이라 신청은 할 수 있어도 우선순위에서 밀리기 때문에 될 확률이 거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3학년부터 아이들이 뭐든지 척척 해내는 어른이 되는 것도 아닌데 너무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올해 '늘봄학교' 추진…우려는 여전

정부는 이 같은 돌봄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 운영하는 '늘봄학교'를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종래에 시행되던 '돌봄교실'과 '방과후학교'를 합친 개념으로,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을 대상으로 1년 365일 내내 학습과 놀이 교육을 동시에 제공한다는 게 골자다.


지난해 8개 교육청, 459개 학교를 선정해 시범운영을 시작한 데 이어 올해는 이를 전국적으로 확대한다. 대상 학년은 1~2학년에서 시작해 전 학년으로 순차적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지난해 1월 늘봄학교 추진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지난해 1월 늘봄학교 추진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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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전문가들은 돌봄교실 등 기존 제도에서 드러난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성급하게 시행하면 전과 똑같은 결과를 반복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아직 늘봄학교가 완전히 자리 잡지 않은 만큼 정착 전까지 돌봄 공백을 해소할 대안 역시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민정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정책국장은 "기존 돌봄교실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학교 내 공간 부족 문제, 교사 충원 등의 문제로 많은 교사가 개인 시간을 사용해 잡무를 처리하는 상황을 감수해야 했다"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채 더 확장된 개념인 늘봄학교를 운영한다면 똑같은 부작용을 반복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상철 한신대 사회학과 교수는 "늘봄학교 시행 전까지 맞벌이 부부의 돌봄 공백을 해소할 대안이 필요하다"며 "지자체와 협업을 통한 추가 보육 시설을 마련하는 등의 방법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이서희 기자 daw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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