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은 총재 "6개월 이내 기준금리 인하 쉽지 않을 것"
섣부른 금리 인하 경기 부양 효과보다 부동산 시장 자극 우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앞으로 최소 6개월 동안은 기준금리가 현재 수준에서 유지될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시장의 상반기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옅어졌다. 이 총재의 발언이 시장 예상보다 더 매파적으로 해석되면서 전문가들은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예상 시점을 뒤로 미루는 모습이다.
이 총재는 11일 오전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한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개인적으로는 앞으로 6개월은 기준금리 인하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금통위원들의 견해임을 전제로 "현시점에서 금리 인하를 논의하는 것 자체가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대부분"이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물가상승률이 둔화 흐름을 보이는 것과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 등을 이유로 한은이 이르면 2분기 이내에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전망이 있었다. 하지만 이 총재가 6개월 이내 기준금리 인하가 없을 것이라는 다소 매파적인 의견을 내면서 전일 장중에 국채금리가 상승하는 등 시장이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 총재가 시장의 기준금리 조기 인하 기대감 차단에 나선 것은 아직 글로벌 물가가 완벽하게 잡히지 않고 있는 데다 여전히 높은 수준의 가계대출과 부동산 가격 등을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한국의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는 3.2%로 여전히 한은의 목표치인 2%보다 크게 높은 수준이다. 전일 발표된 미국의 12월 소비자물가도 예상치인 3.2%를 크게 웃도는 3.4%로 나타나면서 미국 역시 기준금리 조기 인하 기대감이 많이 줄어든 상황이다.
빠른 기준금리 인하가 부동산 가격을 자극할 우려도 제기했다. 이 총재는 "부동산 가격이 조정되는 국면에 있는데 섣부른 금리 인하가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연결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날 이 총재의 6개월 동결 발언은 시장의 예상을 웃도는 이례적인 내용이라는 평가가 많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 총재가 섣부른 금리 인하가 경기부양의 효과보다는 부동산 시장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며 "시장의 구체적인 기준금리 인하 기대를 차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견임을 전제로 했지만, 금통위에 미치는 총재의 영향력을 감안할 때 실제로 한은이 6개월 이상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전문가들은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예상시점을 뒤로 미뤘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 총재가 금융시장에 6개월이라는 기한을 명시한 포워드 가이던스를 이례적으로 제시했다"며 "이에 올해 한국의 경우 이르면 2분기부터 기준금리 인하가 가능할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오는 3분기 인하 개시로 조정한다"고 밝혔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전일 기자간담회에서 조기 금리 인하 기대를 차단하는 총재의 발언이 많았다"며 "당사의 한국 기준금리 기본 전망은 오는 5월부터 연내 3차례 인하인데, 총재의 발언으로 보면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늦춰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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