숯불 이용해 1시간가량 거실서 고기 구워
곧장 병원 이송...다행히 생명엔 지장 없어
겨울철 밀폐된 공간에서 난방 기구를 사용한 채 잠이 들었다 사망하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지난 6일 오후 7시 45분쯤 강원 정선군 화암면 석곡리 한 가정집에서 일산화탄소에 중독돼 60대 남성 A씨 등 일가족 3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7일 소방 당국은 전날 오후 7시 45분경 강원 정선군 화암면 석곡리 한 가정집에서 60대 남성 A씨와 동생 부부 등 3명이 어지럼증, 호흡 곤란, 구토 등의 증세를 보인다는 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소방은 일산화탄소 중독 증상으로 보고 이들을 원주의 한 대형병원으로 이송했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A씨 등 3명은 사고 당시 거실에서 숯불을 이용해 1시간가량 고기를 구워 먹은 것으로 확인됐다.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 85%, 겨울철에 일어나
실내 일산화탄소 누출의 주요 원인은 사용자 부주의로 인한 냄비 등의 불완전연소나 보일러 연통 접합부 벌어짐 등이다. 지난달 25일 서울 관악구의 한 다세대주택에서는 부부가 숨진 채 발견됐는데, 경찰은 집 안에 불탄 냄비가 있었던 점을 토대로 이 부부가 일산화탄소에 중독됐을 것이라 추정했다. 앞선 2일, 부산의 한 아파트에서는 할머니와 손녀가 숨지고 딸이 중태 상태로 발견됐는데, 경찰은 가스보일러 연통에서 일산화탄소가 누출된 것으로 보고 있다.
소방청이 지난 2022년 발표한 바에 의하면, 2019년부터 3년간 전국에서 발생한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는 모두 417건이었다. 특히 난방기기 사용이 늘어나는 10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겨울철에 집중해서 발생했다. 중독 원인별로 살펴보면 부탄가스를 이용한 난로나 온수 매트가 33.3%로 가장 많았고, 연탄난로 같은 석탄류가 32.5%, 숯불이나 나뭇가지를 화로에 넣어 텐트 등 밀폐된 공간을 따뜻하게 하려다 사고가 발생한 경우는 30.4%로 나타났다.
예고 없이 발생하는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가장 큰 방안은 환기다. 앞선 사고와 같이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 대부분은
겨울철 꽉 막힌 공간에서 난방기구를 사용하다 발생한다. 따라서 조금 쌀쌀하더라도 자주 환기를 해야 안전한 겨울을 보낼 수 있다.
소방 관계자는 "일산화탄소는 무색, 무취로 위험을 미리 알아차리기가 쉽지 않다"며 "한순간의 부주의가 큰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화기 사용을 각별히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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