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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개혁 성공한 日의 조언 “수급연령부터 높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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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4년 보험료율 3%서
50년 지속적 인상으로 안정화

일본의 연금 전문가들이 한국의 연금개혁 성공을 위해 수급연령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연금기금 고갈을 막으려면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지만, 국민적 합의가 어려우니 연금을 받는 나이를 늦춰야 한다는 취지다.


5일 법제처의 ‘일본의 연금제도 개혁 동향 및 법제 연구를 위한 국외 출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법제처는 일본의 후생노동성과 연금국, 게이오기주쿠대학을 방문했다. 한국보다 먼저 심각한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를 겪는 과정에서 공적연금제도의 개혁 추진에 성공한 일본의 연금제도 개혁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서다. 법제처는 향후 연금 제도를 개혁하게 될 경우 법제화 과정에서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고 봤다.

연금개혁 성공한 日의 조언 “수급연령부터 높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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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료율 인상 협력 쉽지 않아...연금 수급 연령부터 상향해야"

코헤이 코마무라 게이오기주쿠대 경제학부 교수는 “연금 재정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보험료율을 인상하거나 보험 수급연령을 상향하거나 보험급여를 하향하는 방법을 고려해 볼 수 있다”면서도 “보험료 인상에 대한 국민적 협력이 쉽지 않고 정치 영역에서 적극적이지 않은 상황에서는 우선 연금 수급연령을 상향하는 방법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의 경우 개혁 과정을 거치며 연금재정 확보를 위한 정치적 합의가 이뤄졌다. 연금재정이 상당히 취약하다는 점을 알게 된 사회당이 정권을 잡으면서 연금 수급 연령 상향에 찬성했기 때문이다. 정권이 바뀐 이후에도 같은 기조가 유지됐다.


현재 일본 연금재정은 안정성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경제상황의 변화에도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조금씩 보험료율을 인상한 덕분이다. 일본은 2004년 연금개혁을 통해 보험료율을 2017년까지 18.3%로 단계적 인상하는데 성공했다. 일본도 국내 반발에 직면했지만, 1954년 3%에서 출발한 보험료율을 약 50년에 걸쳐 15% 인상했기 때문에 경제 상황이 나빴던 해에도 보험료율을 꾸준히 인상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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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성 확보한 일본 연금 재정.... 보험료율 18.3%·수급 연령은 최대 75세

수급개시 연령 기준을 최대 75세까지 늦추는 개혁안도 관철해냈다. 2019년 일본 정부는 연금의 수급개시 연령 기준을 65세로 하되 수급자가 자발적으로 60~75세 사이에서 연금수급을 시작하도록 했다. 60세로 앞당기면 급여는 24% 줄어들지만 75세로 늦추면 84% 늘어나도록 했다. 정년은 65세로 의무화해 국민들이 수급시기를 늦출 수 있는 환경도 마련했다.


실질적인 급여 수준도 낮췄다. 통상 연금액은 실질가치 유지를 위해 물가에 연동해 계산한다. 이에 따라 물가가 많이 오르면 연금액도 덩달아 올라 기금고갈이 가속화한다. 일본은 2004년 인구고령화율 상승분을 공제하는 ‘연금 슬라이드’ 제도를 도입했다. 물가가 2% 올라도 고령화율이 함께 올라가면 연금 인상률을 늦추는 구조다. 그러면서도 최소한의 소득보장을 위해 소득대체율 하한은 50%로 설정했다.


법제처는 “급격한 보험료율 인상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정년 연장 또는 퇴직 후 재취업 등을 통해 연금 납부자 수를 늘리고 연금수급 개시 연령을 연장하는 것도 재정 확보의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한국의 연금 수급 개시 연령은 63세이나 2033년에는 65세로 높이도록 돼 있다. 다만 법제처 관계자는 “먼저 저출산 고령화에 대응해본 일본과 고민의 차원이 같아 관련 동향을 파악해보고자 했다”면서도 “일본과 한국의 상황이 완전히 같지는 않다는 점은 염두에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세종=이은주 기자 golden@asiae.co.kr
세종=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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