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4일(현지시간) 애플을 비롯한 기술주의 약세 속에 견조한 고용지표 등을 소화하며 장 초반 혼조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오전 10시25분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0.43% 오른 3만7590선에서 거래 중이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0.18% 상승한 4713선을 나타냈다.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0.19% 하락한 1만4564선을 기록 중이다.
현재 S&P500지수에서 기술, 통신, 임의소비재 관련주는 하락 중이고, 나머지 8개 업종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애플은 바클레이스에 이어 이날 파이프샌들러도 투자의견을 하향하면서 전장 대비 1% 이상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자율주행기술회사 모빌아이 글로벌은 2024회계연도 잠정매출이 기대를 밑돌 것으로 추산되면서 24% 급락했다. APA는 캘런 페트롤리엄 인수 소식에 6%이상 밀렸다. 반면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파이퍼샌들러가 투자의견을 상향하면서 1%이상 올랐다. 전날 하락했던 테슬라도 반등 중이다. 일라이릴리는 소비자들이 체중감량 약물에 접근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설했다는 소식에 2%이상 상승했다.
투자자들은 금리 인하와 관련한 구체적 논의가 담기지 않았던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을 소화하는 한편, 이날 공개된 민간고용지표 등 경제지표와 애플을 비롯한 주요 빅테크 주의 약세 등을 주시하고 있다.
전날 오후 공개된 FOMC의사록에는 참가자들이 현 금리가 정점에 가깝고 연내 인하에 나서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다만 그간 시장에서 기대해온 금리 인하 관련 구체적인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참가자들은 높은 불확실성으로 인해 경제 상황에 따라 통화정책 경로가 달라질 수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일부 참석자들은 지난달 회의에서 예상보다 더 오랜 기간 현 수준에서 금리를 유지해야 할 수 있다고도 주장했다. 경제 상황 변화에 따라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발언도 나왔다.
이러한 의사록은 기대만큼 빠르게 금리 인하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시장의 실망감으로 즉각 이어졌다. 여기에 이날 공개된 민간고용지표 역시 여전히 노동시장이 탄탄함을 시사했다.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에 따르면 미국의 12월 민간 기업 고용은 전월 대비 16만4000건 증가했다. 이는 월가 예상치를 웃도는 규모이자, 전월 증가폭(10만1000개)도 훨씬 웃돈다. 임금 상승률은 2021년10월 이후 가장 낮은 5.4%(전년 대비)에 그쳤으나, 여전히 인플레이션 상방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평가된다.
같은날 공개된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도 월가 전망치를 밑돌았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12월24~30일) 청구건수는 전주 대비 1만8000건 줄어든 20만2000건으로 집계됐다. 월가 전망치는 이보다 많은 21만6000건이었다. 경제매체 CNBC는 "2023년 마지막 주에 해고 속도가 둔화했다"면서 "노동시장 내 강세를 보여주는 시그널"이라고 평가했다.
BMO 캐피털 마켓츠의 이안 린젠 전략가는 "지표 상으로는 당국자들이 1분기에 금리를 낮춰야 함을 암시하는 내용이 전혀 없었다"고 진단했다. 다음날에는 연방준비제도(Fed)가 주시하는 노동부의 비농업 고용보고서가 공개된다. 이를 통해 투자자들은 Fed의 금리 인하 속도를 재차 가늠하고자 할 것으로 보인다. 월가에서는 12월 비농업고용 증가폭이 17만명으로 전월보다 둔화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시장에서는 이르면 3월 금리 인하가 단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여전히 우세하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Fed가 오는 3월에 금리를 0.25%포인트 이상 인하할 가능성은 65%를 웃돈다. 금리 동결 전망은 아직 33%선이지만, 전날, 일주일 전보다는 강화됐다.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지나치다는 경계감이 일부 반영된 결과다.
시총 1위 기업인 애플의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것도 투심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다. 바클레이스의 투자 의견 하향 이후 애플은 4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날 종가를 기준으로 시가총액 손실만 1450억달러로 추산되고 있다. 바클레이스에 이어 파이퍼샌들러까지 애플에 대한 투자의견 하향이 줄이으면서 지난해 급등했던 기술주를 중심으로 하방압력이 확인된다.
뉴욕 채권시장에서 국채 금리는 상승 중이다.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3.98%선으로,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4.37%선으로 올랐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달러화지수)는 소폭 내린 102.3선을 기록 중이다.
유럽증시는 상승세다. 독일 DAX지수는 0.37%, 프랑스 CAC지수는 0.47% 올랐다. 영국 FTSE지수는 0.42% 오름폭을 보이고 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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