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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700억 ‘외계+인’ 무슨 생각으로 2부까지 찍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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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 한국영화 '외계+인' 2부 리뷰
산만한 전개, 작위적 코미디…호불호 갈려
설화 접목한 한국형 SF 도전에는 박수

영화 '외계+인' 2부 스틸[사진제공=CJ ENM]

영화 '외계+인' 2부 스틸[사진제공=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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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700억원. 영화 '외계+인' 1·2부는 각각 360억, 340억을 쏟아부어 동시 제작한 작품이다. 지난해 7월 공개된 1부는 154만명을 모았다. 매출액은 160억원. 손익분기점(BEP) 730만명에 턱없이 모자란 관객 수였다. 업계에서는 참사에 가까운 결과라며 안타까워했다. 1부가 잘 돼야 2부도 있는 법. 이는 속편 제작의 기본 공식이다. 결과는 뼈 아팠다. 당시 연출자 최동훈 감독은 "2부가 더 재밌다"고 자신했다. 오는 10일 1부 개봉 6개월 만에 2부가 극장에 걸린다. 2부 순제작비와 손익분기점은 1부와 비슷하다. 전편 부진을 씻고 자존심 회복에 성공할까.


'외계+인' 2부가 3일 서울 용산구 이촌동 CGV용산에서 열린 언론시사회에서 공개됐다. 영화는 치열한 신검 쟁탈전 속 숨겨진 비밀이 밝혀지는 가운데 미래로 돌아가 모두를 구하려는 인간과 도사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630여년 전 고려시대와 2022년 현대를 오간다. 외계인은 인간 몸속에 죄수를 가두고 인간이 죽으면 소멸하게 하는 형벌을 내려왔다. 죄수들은 탈옥을 시도했고, 관리자 가드(김우빈)가 이를 막아왔다. 어느 날, 우두머리 설계사(소지섭)가 수하들과 지구에 와 반란을 일으킨다.


이안(김태리)은 외계인 죄수의 탈옥을 막으려다 과거로 가게 된다. 과거에 갇힌 채 살던 그는 시간의 문을 열 수 있는 신검을 찾게 되고, 자신이 살던 시대로 돌아가려 한다. 위기마다 이안을 돕던 무륵(류준열)과 삼각산 신선 흑설(염정아), 청운(조우진), 자장(김의성)이 치열한 신검 쟁탈전을 벌인다. 외계 대기인 하바 폭발까지 남은 시간은 48분, 인간과 도사들은 인간 세계를 구하기 위해 힘을 합친다.


영화 '외계+인' 2부 스틸[사진제공=CJ ENM]

영화 '외계+인' 2부 스틸[사진제공=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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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가 컸다. 재밌기를 바랐다. 그래서 2부는 많은 관객을 모았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이었다. 최근 영화 투자 시장이 악화하면서 영화 제작비에 대규모 투자가 어려워졌다. 팬데믹 이전에 기획·제작된 영화지만, 한국형 시리즈 SF(공상과학) 히어로물 도전이 흥행한다면 제2·3의 제작으로 연결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영화가 좋기를 바랐다.

1부에서는 여러 등장인물 성격과 관계를 설명하고,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위기를 설정하느라 시간을 할애했다. 2부에서는 이들이 본격적으로 붙어야 했다. 그러나 공개된 2부는 산만했다.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없어 난감했다.


전편 부진을 의식한 탓일까. 감독은 어째서인지 감정적 서사와 코미디에 집중했다. 장면을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지만, 쾌활하던 이안이 눈물짓는 장면이 부쩍 늘었다. 전편에서 웃음을 준 일부 배역들의 분량도 늘었다. 그러나 이는 과유불급. 웃음을 유발하려는 의도적인 장면이 작위적이고, 딱히 없어도 될 법한 장면이 반복돼 피로감을 안긴다.


최 감독은 기자간담회에서 "감성을 바탕으로 한 액션영화라고 생각했다. 누군가를 만나고 헤어지는 감정들이 밑바닥에 깔려있다고 봤는데, 2부에는 그런 것들이 훨씬 잘 드러나게 작업했다"고 말했다. 코미디 비중이 늘었다는 지적에는 "코미디는 훌륭한 윤활유"라며 "난처한 상황이나 신을 유연하게 넘길 수 있어서 어떻게 하면 코미디를 잘할지 고민했다"고 답했다.


영화 '외계+인' 2부 스틸[사진제공=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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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영화로 쾌감은 약하다. 전편에서 볼 만했던 장르적 매력마저 사라졌다. 시종일관 요란하나 임팩트를 주지 못하고, 서사도 부실해 끝까지 관객을 붙들지 못한다. 전통 설화와 SF 색채가 매끄럽게 연결되지 못해 다소 유치하게 다가온다. 일부는 오래전 할리우드 영화에서 본 듯하다. 전편에서 던진 거대한 '떡밥'은 민망하게 회수된다. 무슨 말을 하려는지 혼란스럽고, 장르적 미덕도 찾을 수 없어 아쉽다.


다만 한국형 SF 도전에 박수를 보낸다. 과감한 시도는 천만 감독 최동훈이 아니었다면 할 수 없었을 터. 최 감독은 오랜 준비를 통해 거대 프로젝트에 도전했다. 잘하는 영화만 반복했다면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었겠지만, 그러지 않고 가시밭길을 자처한 마음은 값지다. 이러한 시도가 한국영화 발전을 이끄는 주요 동력이다. 결과물도 좋았다면 더 의미 있지 않았을까. 그래서 더 아쉽다. 러닝타임 122분. 12세 이상 관람가. 1월10일 개봉.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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