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계획범죄 가능성에 무게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 인근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습격한 60대 남성은 충남 아산시에 살며 부동산중개업소를 운영하는 자영업자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재명 대표 피습 사건 특별수사본부'를 꾸린 부산경찰청은 현장에서 체포한 피의자 김모씨가 충남에 거주하는 1957년생이라고 밝혔다. 김씨는 2일 오전 10시30분께 부산 가덕도에서 신공항 부지를 둘러본 뒤 기자들과 문답하며 이동하던 이 대표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하려 한 혐의를 받는다. 김씨는 이 대표에게 사인해달라며 다가가 범행을 저질렀으며, 현장에 있던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에서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된 이 대표는 내경정맥 손상이 확인돼 이날 오후 3시45분부터 혈전 제거를 포함한 혈관 재건술을 받았다. 정맥에서 흘러나온 혈전이 예상보다 많아 관을 삽입한 수술을 받았다. 현재 이 대표는 중환자실에서 회복 중이다.
김씨는 서울 영등포구청에서 근무하다 퇴직 후 아산시 배방읍에 부동산 중개업소를 차린 공인중개사로 알려졌다. 김씨가 최근에도 이 대표가 참석한 행사 현장을 두 차례 찾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은 계획범죄의 가능성에도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김씨는 지난해 12월13일 부산 수영구의 한 카페에서 열린 민주당 부산지역 전세사기 피해자 간담회 현장에 참석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촬영된 영상을 살펴보면 간담회를 마치고 나오는 이 대표를 기다리는 인파 속에 김씨로 보이는 인물이 섞여 있다. 이 인물은 2일과 같이 ‘내가 이재명’이라고 쓰인 왕관 모양의 띠를 머리에 두르고, 같은 문구의 손팻말을 들고 있다. 다만 이날은 이 대표와 직접 접촉하지 못했다.
피습 하루 전인 지난 1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 참배 현장에서도 김씨가 목격됐다는 증언이 잇따르고 있다. 다만 이날은 왕관 모양 머리띠는 쓰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민주당 지도부 등과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권양숙 여사를 예방했다.
최소 두 차례 이 대표를 따라다녔던 김씨는 결국 자신이 입은 재킷 상단 주머니에 감춰뒀던 흉기로 이 대표를 습격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인터넷을 통해 흉기를 구입했다”면서 “(이 대표를) 살해할 고의가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김씨의 정당 가입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에 당적 확인을 요청했다. 이와 함께 68명으로 구성된 특별수사본부를 꾸려 김씨에 대한 추가 수사를 벌인 뒤 이르면 3일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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