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만으로도 결빙을 예방할 수 있는 필름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이 기술은 열선, 스프레이 및 오일 주기적 도포, 기판 디자인 변경 등을 하지 않아도 금 나노입자의 광열 효과를 산업현장에 적용해 방빙·제빙(필름 코팅) 기능을 할 수 있게 한다.
KAIST는 기계공학과 김형수 교수 연구팀과 화학과 윤동기 교수 연구팀이 공동융합연구를 진행해 단순 증발만으로 금 나노막대 입자를 사분면으로 균일하게 패터닝 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확보해 결빙 방지 및 제빙 표면을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최근 다양한 코팅 기법으로 목표물 표면의 성질을 제어하는 연구가 활발하다. 특히 기능성 나노 재료 패터닝은 같은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중에서도 금 나노 막대(GNR)는 생체 적합성, 화학적 안정성, 비교적 쉬운 합성, 표면 플라즈몬 공명 등 안정적이면서도 독특한 특성을 강점으로 유망한 나노 물질 중 하나로 꼽힌다.
이때 금 나노 막대의 성능을 극대화하려면 높은 수준의 증착 필름의 균일도와 금 나노 막대의 정렬도를 획득하는 것이 중요하고, 그간 이를 구현하기 위한 노력이 지속돼 왔다.
공동연구팀은 자연계에서 쉽게 추출이 가능한 차세대 기능성 나노 물질인 셀룰로오스 나노크리스탈(CNC)를 활용해 이 같은 문제를 해결했다.
셀룰로오스 나노크리스탈 사분면 템플릿에 금 나노 막대를 공동 자가 조립해 균일하게 건조하면서, 코팅 전체 면적에 환형으로 균일하게 정렬된 금 나노막대 필름을 개발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번 연구에서 획득한 높은 균일도와 정렬도를 갖는 금 나노막대 필름은 기존 커피링 필름과 비교해 향상된 플라즈모닉 광학·광열 성능을 보인다. 이는 가시광선 파장 영역대의 빛 조사만으로 방빙·제빙 역할을 해낼 수 있음을 연구팀이 실험적으로 증명한 결과물이다.
김형수 KAIST 기계공학과 교수는 “공동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은 플라스틱과 유연 표면 위에도 제작이 가능해 이를 외장재 및 필름에 활용할 때 자체적으로 열에너지를 발생시킬 수 있다”며 “이를 통해 겨울철 문제가 되는 자동차 성에, 항공기 제빙, 주거/상용 공간의 유리창 등에서 자발적 열에너지 하베스팅 효과를 발생시켜 에너지 절약 효과를 가져다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동기 KAIST 화학과 교수는 “그간 필름화 하기 어려웠던 나노셀룰로오스-금입자 복합체를 대면적에서 자유롭게 패터닝해 결빙 소재로 사용할 수 있고, 금의 플라즈모닉 성질을 이용한다면 마치 유리를 장식하는 스테인드 글래스처럼 사용할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에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공동연구팀의 연구에는 KAIST 기계공학과 편정수 박사과정, 박순모 박사(KAIST 졸업, 現 코넬대 박사 후 연구원)가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지난해 12월 8일자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온라인판에도 게재됐다.
대전=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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