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등 경제 불확실성에
2조6000억달러 실탄만 비축
지난해 M&A거래 20% 급감
2014년이후 가장 작은 규모
Fed 올해 피벗 예고에
시장 부활 기대감 커져
글로벌 사모펀드들의 현금 보유고가 2조6000억달러에 육박해 사상 최대치를 찍었다. 고금리와 경기 침체 우려 등 불확실한 시장 상황 속에서 사모펀드들이 인수합병(M&A)·기업공개(IPO) 시장 참여를 기피하며 현금만 쌓아둔 여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금리 인하를 예고하면서 그동안 몸을 사렸던 사모펀드들이 얼어붙은 M&A·IPO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1일(현지시간)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사모펀드 회사들이 기업 인수 등 투자에 쓰기 위해 쌓아둔 현금은 지난달 15일 기준 2조5900억달러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25%를 아폴로 글로벌, 블랙스톤, KKR, CVC 캐피털, 어드벤트 인터내셔널 등 상위 25개 사모펀드가 보유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처럼 사모펀드의 현금 보유고가 역대 최대 수준으로 늘어난 배경에는 불확실한 경제 상황이 자리 잡고 있다. 고금리, 고물가와 경제 둔화 우려로 불확실성이 커지자 사모펀드들이 선뜻 투자에 나서지 못하고 곳간에 현금만 쟁여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글로벌 M&A 거래는 크게 줄었다. 컨설팅업체 베인앤드컴퍼니에 따르면 2023년 성사된 M&A 거래액은 30억달러로 추산된다. 전년 대비 20% 급감한 수준으로 2014년 이후 가장 작은 규모다. 기업 간 M&A는 14% 줄었고, 사모펀드의 기업 인수는 35%나 감소했다.
Fed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자금 조달 비용이 급등하면서 기업 인수 부담이 커졌다. 여기에 연착륙 못지않게 경기 침체 가능성까지 감안해야 하는 투자자들이 제시한 가격과 매도 희망자들이 원하는 가격의 간극이 커진 것도 M&A 시장 부진을 낳았다는 분석이다.
한 M&A 전문가는 "자산 매각이 어떻게 진행될지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사모펀드 소유주들의 불안감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Fed가 올해 금리인하를 예고하면서 시장에서는 M&A와 IPO 시장이 살아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번지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로 조달비용이 하락하고, 인플레이션 둔화로 기업 이익이 늘어날 경우 거래가 자연스럽게 증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은 오는 3월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Fed가 기준금리를 5.0~5.25%로 인하할 가능성을 70% 넘게 반영하고 있다.
외신은 "사모펀드들이 향후 수개월 내에 (M&A 등을 위해) 현금을 투입하는 동시에 오래전 투자했던 대상을 매각하기 위한 협상에 착수할 것"이라며 "수십 년 만에 급격히 상승했던 미국 금리가 정점을 찍었다는 낙관론이 커지면서 이 같은 움직임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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