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2024년 통화신용정책 운영방향 공개
한국은행이 내년에도 물가가 안정될 때까지 고금리 기조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한은은 29일 '2024년 통화신용정책 운영방향'을 공개하고 물가가 목표 수준인 2%에서 안정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장기간 긴축 기조를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올해 2월부터 현재까지 기준금리를 3.5%로 동결해왔다. 내년에도 물가 상승률이 낮아지지 않으면 현재의 높은 금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은은 내년 물가상승률이 기조적인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내년 4분기 이후에나 물가가 목표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가계부채에도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할 필요가 있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내년 중 소비자물가 및 근원물가(식료품·에너지 제외) 상승률은 각각 2%대 중반 및 2%대 초중반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물가는 수요측 물가압력 약화 등으로 추세적 둔화 흐름이 지속되겠으나 그간 누적된 비용인상 압력의 가격 전가 등으로 둔화 속도는 완만할 것으로 예측했다.
한은은 물가 흐름과 함께 경기 상황과 가계부채 등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지정학적 리스크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통화 긴축의 강도 및 지속 기간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내년 국내경제는 수출 회복세 지속 등으로 성장세가 개선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소비는 펜트업수요 소진, 통화긴축 영향 등으로 회복 흐름이 완만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수출과 설비투자는 반도체경기 반등, 주요국의 신성장산업 관련 투자 확대 등으로 개선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취업자수는 서비스 부문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둔화하겠으나 여성과 고령층의 노동공급이 지속되면서 둔화 속도는 완만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업률은 취업자수 증가세 둔화 등으로 소폭 상승할 것으로 예측됐다.
물가와 성장 전망경로에는 국내외 통화긴축 기조 장기화의 파급영향, 국제유가 및 환율 움직임, 지정학적 리스크의 전개양상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한은은 판단했다. 또한 가계부채 누증 위험과 부동산 익스포저가 큰 일부 비은행금융기관 위험에도 계속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세계경제는 통화긴축 기조 장기화 등의 영향으로 성장세 둔화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은 고금리 지속 영향으로 성장세가 약화되겠으며 유로지역은 실질소득 개선 등으로 성장세가 다소 회복되겠으나 회복 속도는 완만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은 경기부양책으로 부진이 다소 완화됐지만 부동산 경기침체 지속 등으로 내년 중 성장률이 4%대 중반으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은 통화긴축의 영향 지속, 비용압력 완화 등으로 기조적 둔화 흐름을 지속할 전망이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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