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새로운 콘텐츠 경험…이음5G로 구현
"차세대 먹거리…정부 마중물·민간 투자"
한국, IMD 디지털 평가서 6위로 올라
어렸을 적, 키 제한 규정에 막혀 놀이기구를 타지 못한 경험이 한 번쯤 있을 것이다. 5G 첨단 통신 기술 발전으로 상황이 달라졌다. 롯데월드를 대표하는 놀이기구 ‘아틀란티스’는 키 135㎝ 이하이거나 일부 장애인, 노약자는 안전상의 문제로 탑승이 어려웠다. 하지만 이음5G 기술로 모션 영상관에서 아틀란티스를 실감나게 타는 경험을 해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는 이음5G 융합서비스 확산을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지원하고 있는 실증사업의 과제 중 하나로, 내년 중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 [관련 기사=데이터 끊김없는 이음5G, AI 시대 성장 필수품 됐다]
통신서비스 전문업체 ‘뉴젠스’는 과기정통부로부터 기간통신사업자 자격을 얻고 이 사업에 참여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가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상용5G망을 제공하는 이동통신사라면, 뉴젠스는 특정 구역에서 일부 고객만 사용하는 이음5G망을 구축하고 통신 장비를 공급해주는 역할을 한다. 이음5G는 상용5G와 분리된 독립적 망 구축으로 빠른 속도와 보안성을 갖췄다.
아틀란티스 4D 체험관의 성공 여부는 통신 속도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롤러코스터를 탈 때처럼 스릴을 느끼려면 데이터 지연이나 끊김 현상이 없어야 한다. 박형관 뉴젠스 기술연구소장은 "상용5G나 와이파이와는 달리 이음5G는 원하는 속도를 보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진동센서가 달린 의자와 끊김 없는 영상과 음성을 활용해 실제 아틀란티스를 타는 듯한 실감 나는 경험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젠스는 대덕대학교의 군사훈련 체험관에도 이음5G망을 구축해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을 기반으로 한 군사교육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현재 뉴젠스에서 이음5G로 발생하는 매출액은 전체 매출의 2%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나 회사는 "이음5G가 향후 통신시장을 주도할 차세대 먹거리"라고 확신하고 있다. 박 소장은 "인공지능(AI), 로봇을 도입하는 산업이 점점 늘어나고 있고, 그 시장이 자리 잡기 위해선 이음5G 인프라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면서 "정부가 마중물을 마련하고, 나머지는 민간에서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2000년에 창업한 통신장비 기업 HFR(에치에프알)도 이음5G망에 필요한 토탈 솔루션을 국내외 공급하는 등 관련 기술 개발에 꾸준히 투자하고 있다. 지난해 경북 울진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로 홍역을 치렀던 한국수력원자력은 HFR의 솔루션을 납품받아 이음5G망을 구축했다. 원전 안에 자체 기지국을 설치했기 때문에 화재 등으로 기존 통신사 기지국 연결이 끊겨도 비상 대응을 위한 통신이 가능해졌다.
정해관 HFR 그룹장은 "인구가 줄면서 산업 생산성을 높이는 게 중요하고, 사물인터넷 중심의 기반 기술이 주목받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음5G 기술은 원격 수술, 자율주행 드론 등 첨단 산업이 구현되려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HFR은 일본 스마트오피스와 철로 역사에 5G 특화망을 구축하는 등 해외 수출에 앞장서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이음5G로 디지털 혁신 모범국가로서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올해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이 발표한 ‘2023 세계 디지털경쟁력 평가’에서 한국이 64개국 중 6위에 올라 지난해보다 두 계단 상승했다. 정부는 지난해 9월 발표한 '대한민국 디지털 전략'을 통해 디지털 기술·산업·인재 등에서 경쟁력을 확보해 2027년에는 세계 3위로 오르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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