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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IPO 시장, '대어'는 없었다…변동폭 확대로 투기 자금 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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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82개사 신규 상장…전년 대비 17.1% 증가
회복 움직임…공모 규모 1조 넘는 대어 부재는 이어져
변동성 확대로 코너스톤 투자자 제도 도입 시급

국내 주식시장에 DS단석이 상장한 것을 끝으로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이 문을 닫았다. 연초부터 대어급 공모주가 잇달아 상장을 철회하면서 침체가 예상됐으나 상장 첫날 가격제한폭 확대 조치를 시행한 이후로 시장이 살아났다. 다만 중·소형주 위주 상장과 상장 당일 투기성 자금이 몰리는 점 등은 개선 사항으로 꼽혔다.


올해 IPO 시장, '대어'는 없었다…변동폭 확대로 투기 자금 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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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시장 회복…대어 부재 아쉬움 남아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유가증권·코스닥시장에 입성한 신규 상장 종목은 총 82개사(스팩·리츠·재상장 제외)로 집계됐다. 시장별로 보면 직상장은 유가증권 상장사 5개사, 코스닥 상장사 70개사로 집계했다. 7개사는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했다. 지난해 70개사가 신규 상장한 것보다 17.1% 증가했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지난 5년간 연평균 신규 상장사 76개사를 웃도는 규모다.

올해 총 공모 규모는 3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16조2000억원 대비 감소했다. 지난해 1월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 공모(12조8000억원)를 제외하면 3조4000원 대비 14%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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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시장이 대체로 살아나기는 했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대어급 공모주 부재 현상은 올해까지 이어졌다. 지난해 미국을 비롯해 주요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조단위 이상 공모주를 외면하고 있다. 연초에 컬리와 오아시스, 케이뱅크 등이 상장을 철회했고 10월에는 서울보증보험이 상장을 연기했다. 다만 예상 시가총액 5000억∼2조원 규모의 준대어급에 해당하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상장에 성공하면서 내년 시장에 대한 기대는 살아났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신규 상장사의 시가총액 평균은 2000억원대 초반이었다"며 "중소형주 위주 상장 추세와 단일 공모 규모 1조원 이상의 진정한 '대어급'이 부재했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신규 상장사 업종을 보면 이차전지와 반도체를 포함하는 전기·전자 업종이 강세를 보였다. 지난해 18개사에서 올해 22개사로 27% 증가했다. 인공지능(AI)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소프트웨어와 콘텐츠 등 서비스업종은 16개사에서 23개사로 28%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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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첫날 변동성 확대로 시세차익 투자 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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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IPO 시장의 최대 이슈는 상장 당일 변동폭 확대를 꼽을 수 있다. 금융당국은 IPO 시장 건전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의 일환으로 지난 6월26일부터 신규 상장사의 상장일 가격제한폭을 공모가의 60~400%로 확대했다. 공모가 1만원인 경우 상장 당일 주가는 6000원에서 4만원 사이에서 거래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한국거래소는 상장 첫날 변동폭을 확대하면서 신속한 균형가격 발견 기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변동폭 확대 조치 시행 후 케이엔에스·LS머트리얼즈·DS단석 등 3개사가 상장 당일 '따따블(공모가의 4배)'을 기록했다.


2006년 4월 설립한 케이엔에스는 이차전지의 전류차단장치(CID) 자동화 장비 제조업체다. 2010년 스마트폰용 이차전지를 시작으로 2015년 전기차용 원통형 배터리 CID 장비를 개발했다. 각형 배터리 용접 장비도 신규로 개발하며 제품 다변화에 성공했다. 지난달 16일부터 22일까지 닷새 동안 국내외 기관 투자가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한 뒤 최종 공모가를 희망범위 1만9000~2만2000원을 초과한 2만3000원으로 확정했다.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에 증거금으로 3조1300억원이 몰렸다. 지난 6일 공모가보다 208.7% 오른 7만1000원으로 거래를 시작해 9만2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국내 증시 역사상 최초로 상장 당일 '따따블'을 기록한 상장사로 이름을 남겼다.


케이엔에스에 이어 LS머트리얼즈가 따따블에 성공하고 올해 마지막 상장사인 DS단석까지 상장 첫날 급등하면서 공모주 청약 경쟁은 날로 뜨거워지고 있다. DS단석은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지난 14부터 이틀 동안 공모주 청약을 받았다. 청약 증거금으로 15조원이 몰리면서 경쟁률 984.1대 1을 기록했다. DS단석은 바이오에너지 생산과 이차전지·플라스틱 재활용 사업 등을 한다. 울트라 커패시터 생산업체인 LS머리얼즈 청약에도 12조7700억원에 달하는 증거금이 몰렸다.


케이엔에스 상장 이전에도 공모가 대비 급등하는 신규 상장사가 적지 않았다. 청약증거금 33조1100억원을 기록한 두산로보틱스는 지난 10월5일 상장한 지 3개월 만에 시가총액 7조원을 돌파했다. 현재 주가는 11만2300원으로 공모가 2만6000원 대비 331.9% 올랐다. 지난달 17일 공모가 3만6200원으로 상장한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2개월 만에 420.7% 상승했다. LS머트리얼즈는 9거래일 만에 682.5% 올랐다.


상장 첫날 변동성이 커지면서 단기 시세차익을 노린 투기성 자금이 몰리고 있다. 올해 하반기 국내 증시에 입성한 새내기 상장사 주가 흐름을 보면 신속한 균형가격 발견 기능을 강화했다고 보기에는 아직 미흡하다.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서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적지 않은 상장사가 상장 첫날 급등했다가 1~2개월이 지난 뒤에는 공모가 수준까지 내려오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투기성 자금이 메뚜기처럼 신규 상장사를 옮겨다니며 변동성을 조장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코너스톤 투자자 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지만 지지부진한 상태"라며 "신규주에 장기 투자하려는 기관투자가를 유치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코너스톤 투자자 제도는 IPO 과정에서 증권신고서 제출 이전에 발행사와 주관사가 투자자를 미리 유치해 공모주 일부를 배정하는 제도다. 코너스톤 투자자는 기업이 IPO를 실시할 때 공모가격 인수를 조건으로 공모 물량의 일부를 공모가가 확정되기 전에 미리 배정받는 투자자를 의미한다. 제도를 도입하면 IPO에서 안정적인 자금 유입이 이뤄지고 다른 투자자를 유치할 수 있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코너스톤 투자자 제도를 도입하려면 '사전 공모 행위'를 금지한 자본시장법 개정이 필요하다.


홍지연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국내 코너스톤 투자자 제도 도입을 위해 해외 제도 등을 참고해 국내 실정에 적합하게 규정을 준비해야 한다"며 "IPO 시장의 안정성 및 신뢰성 제고라는 장점과 함께 우선배정에 따른 형평성 문제를 고려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한 보호예수의무, 이해상충방지, 공시 강화 등에 관한 규정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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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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