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외국인 투자 규모가 4년 만에 최저치로 곤두박질쳤다. 외자 유치를 위해 개방을 연일 강조하고 있지만 중장기 경제 성장 모멘텀 둔화와 미국과의 공급망 갈등 등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중국 상무부의 발표에 따르면 올해 1~11월 누적 기준 대중국 외국인직접투자(FDI) 규모는 1조403억위안(약 189조2617억원)으로 전년 대비 10% 감소했다. 지난 10월까지 누적 투자액의 전년 대비 감소 폭(-9.4%)보다 더욱 악화한 것이다.
상무부는 FDI와 관련해 월별 수치는 발표하지 않고 누적치만 공개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블룸버그가 추산한 지난달 중국에서 실제 활용된 신규 외국자본은 533억위안으로 전년 대비 19.5% 급감했다. 이는 코로나19 확산 초반인 2020년 2월(약 468억위안) 이후 최저치다.
누적 기준 증감 폭이 마이너스를 보인 것은 지난 6월 이후 6개월째다. 특히 감소 폭은 6월 -2.70%에서 7월 -4.0%, 8월 -5.10%, 9월-8.40%, 10월 -9.4%로 커지더니 지난달 들어서는 두 자릿수까지 확대됐다.
업종별로 보면 서비스업 투자가 7087억위안으로 전년 대비 15.9% 감소했다. 제조업 분야는 2.1% 줄어든 2941억7000만위안으로 집계됐다. 다만 첨단산업 분야 제조업에서의 투자는 1.8%, 의료기기 제조업과 통신장비 제조업 분야 투자도 각각 27.6%, 5.5% 증가했다. 건설업 투자도 32.8% 늘었다.
국가별로는 영국(93.9%), 프랑스(93.2%), 네덜란드(34.1%), 스위스(23.3%), 호주(14.3%)의 투자 규모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올해 들어 11월까지 신규 설립된 외국인 투자기업은 4만8078개로 지난해보다 36.2% 증가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이 국경을 다시 열었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는 약화했다"면서 "일부 외국 기업 지도자들이 중국으로 돌아왔지만, 실질적으로 더 투자하기 위해 나선 기업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이코노미스트들은 "달러 가치 상승과 (신흥국의) 성장 모멘텀 둔화, 지정학적 불확실성 증가 등 글로벌 거시경제 상황은 국경 간 투자, 특히 신흥시장에 대한 투자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월가의 중국 투자 규모도 점차 위축되는 추세다. 투자정보업체 프레퀸에 따르면 월스트리트의 대형 사모펀드 업체들은 매년 1000억달러씩 중국 투자 펀드를 조성했지만, 이달 들어 11월까지 모집된 금액은 43억5000만달러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징=김현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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