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만 의식한 개각' 지적 우려에 외교안보 정비부터 마무리
조태용 거취에 외교장관, 국정원장 변화… 외교장관 장호진 거론
역할론 커진 한동훈 등판 시기 관심사… 깊어진 대통령실 고민
윤석열 대통령이 이번주 외교안보 라인 정비를 마무리한다. 내년 총선과 대통령실 및 대규모 내각 교체가 맞물리면서 외교안보 라인 교체 시점을 더 미룰 경우 '총선용 개각'이라는 야권의 프레임에 휘둘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총선 역할론'이 거론되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교체 시점을 놓고 대통령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18일 대통령실 등 정치권에 따르면 이번주 정부의 외교안보 라인 수뇌부 인선이 발표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후보군에 대한 (인사 검증) 확인은 사실상 마무리됐지만 국정과제 추진, 국정기조를 이끌 '적임자'를 배치하는 과정이 쉽지 않은 듯하다"며 사실상 최종 인사권자인 대통령의 '퍼즐 끼우기'만 남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현재로서는 외교부 장관, 국가안보실장, 국가정보원장 등 외교안보 라인 교체가 우선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총선 출마 가능성이 높은 박진 외교부 장관 후임으로는 조태열 전 외교부 2차관, 장호진 외교부 1차관이 거론된다. 조 전 차관은 통상교섭조정관과 주유엔대사를 거친 다자·통상외교 전문가, 장 차관은 외교부 북미국장, 청와대 외교비서관을 거쳐 현 정부 첫 주러시아 대사를 지내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핵심 변수는 국정원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돼 온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의 거취다. 인사 파동 등 국정원 내부 이슈로 김규현 전 원장이 경질된 가운데 윤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조 실장이 국정원장을 맡아 조직을 이끌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 경우에는 후임 안보실장에는 조 전 차관이, 새 외교부 장관에는 장 차관이 배치되는 그림이 유력하다. 조 실장의 이동으로 공석이 될 국가안보실장에는 이용준 세종연구소 이사장이 거론되고 있다.
고용노동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금융위원장 등 1차 개각에 포함되지 않은 정부 기관들도 대상에 올랐지만 대통령실 내에서는 북 대응, 경제안보 대응 등 현안 관리가 시급한 외교라인 교체가 우선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도 대통령실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에 안덕근 통상교섭본부장을 지명하는 원포인트 개각만 단행했다. 고용부 장관에는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 과기부 장관에는 이용훈 울산과학기술원 총장과 유지상 전 광운대 총장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총선과 개각'이라는 굵직한 축에서 극적인 효과가 가능한 한동훈 장관의 등판은 조금 빨라지는 분위기다. 당초 연말이나 연초 무렵 '원포인트'로 단행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으나, 당내에서 '총선 역할' 여론이 높아지면서 등판 시점이 조정되는 형국이다. 더욱이 김기현 국민의힘 전 대표의 사퇴 후 당 위기를 수습할 방안으로 한 장관을 비상대책위원장에 세워야 한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며 개각 자체에도 변수가 됐다.
다만 대통령실로서는 부담이 적지 않아 보인다. 대통령실과 집권여당의 쇄신을 위해서는 '수직적 당정관계' 청산이 급선무인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여당 임시 지도부'를 이끌 적임자로 내각 인사를 보내는 것이 적절한 지 논쟁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젊은 세대 등 포괄적인 측면에서의 높은 인지도, 여권 지지층 사이에서의 인기, 대야 전투력까지 두루 갖췄지만 '대통령의 최측근'이 총선을 지휘할 경우 국민들에게 쇄신 메시지를 전달하는 게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여권 주류 사이에서는 비대위원장 후보로 한 장관을 추대하는 방안이 공감대가 모아진 가운데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등도 여전히 후보군에 거명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법무부 장관 인선에 대해 "당에서 여러 가지 의견 수렴을 하는 상황으로, 좀 더 살펴보고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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