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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건설, PF 위기속 금융회사와 연일 줄다리기…상환·연장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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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업장 신용대출 400억 만기…차입금 만기 이어져
상환 압박하는 '금융회사 VS 태영건설' 상황 어렵다며 배수진
연장·상환 불발되면 법정관리·워크아웃 현실로

태영건설 이 만기 차입금에 대한 연장과 상환을 놓고 대주단과 연일 아슬아슬한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다. 차입금 만기 일정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데다 태영 측에 돈을 빌려준 금융회사들이 대출 연장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태영건설이 대주단과 마찰을 빚으면서 워크아웃(기업개선)과 법정관리 신청설도 제기됐다. 연장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차입금 상환이 불발되면 수조원의 차입금과 우발채무가 동시에 동반 부도(크로스 디폴트)에 처하게 된다.


18일 서울 여의도 태영건설 본사.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18일 서울 여의도 태영건설 본사.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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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기대출 ‘연장·상환’에 초미의 관심…'대마불사' 통하나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태영건설은 이날 증권사 등의 대주단에서 빌린 400억원 규모의 차입금 만기를 맞는다. 태영건설이 시공하는 PF 사업장 관련 신용대출 원리금 상환일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주단에 소속된 금융회사 임원은 지난주 통화에서 "태영건설이 시공하는 모 사업장 관련 대출 만기가 돌아와 회사 측과 (연장 또는 상환을) 계속 협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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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업계에 따르면 해당 대출을 빌려준 금융회사들은 대출 원리금 상환을 요구하고 있지만, 태영건설은 대출을 상환하지 않겠다며 대주단과 힘겨루기를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대출을 연장해 주지 않으면 PF 대출을 비롯한 다른 차입금이 모두 부도 상황에 처할 수 있어 대주단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감한 입장인 것 같다"고 상황을 평가했다.


태영건설이 계속 상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하면 대주단은 울며 겨자 먹기로 대출을 연장해 주는 쪽으로 가닥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 금융회사 관계자는 "태영건설과 같은 대형 건설사가 부도 나면 시장에 미치는 파장이 너무 크다"면서 "대출을 1개월 정도 연장했다가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이 다시 발효되는 내년에 태영 측이 워크아웃을 신청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주 금요일(15일)에는 태영건설이 경기도 부천 소재의 군부대 부지에 아파트 등을 건설하는 도시개발 공사 관련 차입금 약 150억원을 대주단에 상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회사들이 상환을 요청한데다 여러 건설사가 컨소시엄으로 참여하는 사업적 특성 등 구조적으로 만기 연장이 어려워 대출 상환이 이뤄진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날 만기 도래한 사업장 대출의 만기 연장이 이뤄지더라도 또 다른 차입금 만기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 상환 또는 연장 여부에 시장의 이목이 쏠린다. 오는 22일에 전북 전주 군부대 부지 개발 사업인 ‘에코시티’ 관련 차입금 만기가 돌아온다. 29일에는 서울 노원구 월계동 성북맨션 재건축 사업 차입금 만기가 대기하고 있다. 내년 1분기에도 경기도 광명 역세권 개발 사업, 경남 김해시 삼계동 도시개발 사업, 경기도 의정부시 오피스텔 개발 사업 등에 대한 차입금 만기가 있다.


금융회사 관계자는 "금융 당국발(發)로 PF 구조조정 얘기가 계속 나오면서 대주단이 부실 위험성이 높은 태영건설에 대한 차입금을 연장해 주지 않고 상환받으려는 움직임이 강해졌다"면서 "워크아웃과 법정관리설이 계속 제기되면서 대출 익스포저(위험 노출액)를 줄이려는 노력이 이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PF 우발채무도 아슬아슬

7조원을 넘어서는 PF 우발채무도 위험 요인으로 지목된다. 태영건설이 CP 등의 단기자금 조달에도 어려움을 겪으면서 보통 3개월 단위로 차환 발행(롤오버)되는 PF 유동화증권의 차환도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태영건설 디폴트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PF 유동화증권 수요가 줄고 있다"면서 "차환이 불발되는 유동화증권을 매입하거나 채무를 인수하기로 약정한 금융회사와 태영건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 1일 기준 태영건설의 연결 기준 PF 보증 잔액은 7조4000억원에 이른다. 이 중 태영건설이 사용하지 않은 미사용 한도대출 약 1조9000억원을 제외한 보증 잔액은 5조5000억원 규모다. 9월말 기준 보증잔액 4조5000억원에서 25%가량 늘어났다. 금융회사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미착공 사업장이 늘어난데다 착공 사업장에서도 분양대금 감소와 공사비 증가로 대출을 늘리면서 PF 보증 규모도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부실화된 PF 사업장의 채무인수 물량도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 하반기에 태영건설이 PF 유동화회사에서 인수한 유동화증권은 3181억원 규모다. 상반기 인수액 432억원에서 7~8배로 늘어났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단기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태영건설이 만기 도래한 유동화증권 일부를 직접 매입하는 물량이 늘고 있다"면서 "투자자들이 태영건설 관련 유동화증권 투자를 기피하면서 인수 부담이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태영건설은 연일 위기설 진화에 나서고 있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간담회에서 '부실한 부동산 PF 사업장에 대해 정리가 불가피하다'는 발언을 하면서 워크아웃·법정관리 신청설이 돈 것 같다"면서 "주요 PF 사업장들이 안정적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다 우발채무 중 절반가량이 안정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은 대출"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지주사인 TY홀딩스를 주축으로 자체 재무개선을 해 나가고 있다"면서 "세간에 떠도는 부도 위기설은 사실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임정수 기자 agreme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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