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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my backyard!”… ‘님비’ 버린 영양군, 양수발전소 유치 열기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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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소멸에 맞서 大役事 유치 택한 주민들

인구 1만6000명 유지도 힘든 경북 영양군이 떠들썩하다. 도로변이나 주택가마다 현수막이 우후죽순 경쟁하듯 내걸려 있다.


현재 영양 사람들의 속타는 사정을 대변하는 현수막 수는 헤아리기 힘들 정도다. 이른바 관제 현수막은 일부일 뿐이다. 건물 외벽을 덮거나 거리의 공중에 즐비한 현수막은 범군민 유치위원회, 건설회사와 기업, 여러 군민 단체나 모임들이 자발적으로 매단 것들이다.

'만장일치 양수발전소 유치', '군민 모두가 유치위원', '의견통일 양수발전 유치' 등 글귀를 토하고 있었다. 현수막뿐 아니라 마을마다 동네 어른 아이 없이 양수발전소 유치를 위해 주민 서명을 받기 위해 야단법석일 정도이다.

영양군 거리에 내걸린 현수막.

영양군 거리에 내걸린 현수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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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적으론 꼭 필요하지만 일종의 혐오시설로 여겨져 외면당하는 집단 이기심 현상이 지금 영양군에선 통하지 않는다. '님비(NIMBY, Not in my backyard)' 현상이 지금 영양에선 '임비( In my backyard)'로 변했다.


발전소같은 공공의 시설을 세우려다 '님비'에 맞닥뜨려 좌절되는 경우는 허다하지만 "어서 와달라"고 주민이 나서서 두손짓하는 드문 현상이 영양군에서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고추와 산나물, 별빛으로 가득찬 조용한 영양군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영양군은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지방소멸 위기에 직면해 있다. 올해 인구 1만6000명이 붕괴해 1만5000명 선으로 인구 그래프가 떨어지고 있다. 경북 울릉군을 제외하면 전국에서 인구가 가장 적은 기초지자체이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신생아 양육비지원 조례를 만들고 전국에서 최초로 인구지원 조례를 제정하는 등 지방소멸 위기에 탈출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지만 하향 곡선을 붙들어 올리기엔 역부족이다.

연도별 영양군 인구 감소 추세. [이미지출처=통계청 KOSIS 지표]

연도별 영양군 인구 감소 추세. [이미지출처=통계청 KOSIS 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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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별 영양군 인구 감소 추세. [이미지출처=통계청 KOSIS 지표]

월별 영양군 인구 감소 추세. [이미지출처=통계청 KOSIS 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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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양수발전소 유치라는 기회가 찾아왔다. 양수발전소는 남은 전력을 이용해 펌프로 고지대 저수지에 물을 퍼올려 저장한 다음 필요한 시기에 물을 이용해 발전하는 시설이다.


저수지를 만들면 해당지역 마을 주민이 이주해야 하고 발전소 건설 과정에 환경 파괴가 일어나기에 양수발전소는 원전이나 폐기물 매립장처럼 대표적인 님비 대상으로 꼽힌다.


그러나 올해 한국수력원자력이 영양군을 양수발전소 건설 후보지로 선정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영양군민은 '임비'를 내걸고 유치 활동에 사활을 걸고 뛰어들었다.


영양군이 유치하려고 하는 양수발전소는 1000mW 규모에 총사업비 2조원, 건립 기간 10년이 소요되는 대역사(大役事)이다.


영양군은 한수원과 협력사 직원이 이주해 인구가 늘어나고 100여명이 일자리를 갖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발전소 주변을 새로운 관광명소로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양수발전소가 들어서면 지역발전기금으로 936억원 이상 확보할 수 있고 재산세·지방소득세 등으로 연간 14억원을 확보할 수 있다.


영양군은 지역의 강점을 내세우며 발전소 유치에 '올인' 중이다. 행정구역의 86%가 산지로 이뤄져 있어 양수발전소를 건설하기에 적합한 고저 차를 지니고 있고 발전소 건립 이후에도 주변 여건이 크게 달라질 가능성이 낮아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또 영양군에 전국 최대 풍력발전 단지가 있고 이웃 지자체인 울진에 한울·신한울 원전이 있다는 점도 시너지를 낼 요소라고 강조하고 있다.

영양군 곳곳에 꽂힌 배너 푯대.

영양군 곳곳에 꽂힌 배너 푯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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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군은 지역 대표성을 가진 대표자 200여명으로 구성된 범국민 유치위원회까지 구성했다. 범군민 유치위원회는 유치·홍보·서명운동, 지역 여론형성 대정부 건의사항 등 범군민 결의대회를 추진할 계획이다.


양수발전소 신청서 제출까지 군민의 80%인 1만3000명 이상 목표를 두고 대대적인 서명운동을 펼치고 있다.


영양군은 지난 7월 집중호우 피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봉화군 주민의 아픔을 달래는 뜻으로 한달가량 캠페인을 중지했다. 봉화군은 발전소 유치 경쟁 상대이지만, 영양군은 이웃 지자체를 배려하는 차원이라고 밝혔었다.


오도창 영양군수는 “지역 소멸위기 극복을 위해 하늘이 준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양수발전소 유치에 전 행정을 동원해 군민이 한마음이 돼 땀을 쏟아붓고 있다”고 말했다.


오 군수는 “친환경 성장사업으로 양수발전소를 유치해 지역 경제 활성화, 인구 증가, 인프라 확장, 관광객 증가 등 1석4조를 얻을 기회”라며, “얼마 남지 않은 기간, 양수발전소가 반드시 영양군에 유치될 수 있도록 모두 뛰자”고 힘줬다.





영남취재본부 김귀열 기자 mds724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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